최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 유치가 급진전되면서 방폐장의 안전성과 향후 관리 문제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28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까지 방폐장 유치 희망 지역을 접수받아 오는 11월까지 주민투표를 벌일 예정이다.특히 주민투표 찬성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최종 유치지역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방폐장의 안전성 및 향후 안전관리 방안을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주민투표에 앞서 사전부지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는 군산, 경주, 포항, 영덕, 울진, 삼척 등 6곳이며, 이 중 가장먼저 군산 시의회가 지난 18일 방폐장 유치신청 동의안을 가결하고, 다음달까지 산자부에 유치신청을 낼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나머지 지자체도 잇따라 지방의회 동의 절차를 밟아 다음달까지 산자부에 유치신청을 접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자체들이 유치신청을 하면 산자부장관은 오는 9월 주민투표 여부를 물어 주민투표를 실시하게 되는데 주민투표 찬성률을 높이는 최대 관건이 방폐장의 안전성과 향후 관리문제가 될 전망이다.
■방폐장 과연 안전한가
정부는 방폐장 건립시 방사성물질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여러겹의 차단벽을 설치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특히 지하수는 방사성물질의 주요 이동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거물과 물의 접촉을 방지하는데 중점을 두고있다.
방폐장은 원전수거물을 고화 또는 견고한 용기로 포장해 1차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처분구조물이나 수거물 용기 사이의 물질을 이용해 2차 방어벽을 만든 다음 토양이나 암반 등 자연적인 방벽을 이용해 3차 방어벽을 구축하게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방폐장은 연간 방사선량이 0.01밀리시버트로, 엑스레이 1회 촬영시 방사선량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면서 “국제적으로도 지난 59년 영국의 드릭 방폐장이 건설된 이후 33개국 77곳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심각한 방사능물질 누출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일부 지역민들은 여전히 방사능 누출에 따른 안전성 문제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방폐장 유치를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설득시킬 것인지가 방폐장 유치를 결정짓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떤 방식으로 처분되나
현재 정부는 방폐장 처분방식으로 ‘천층처분방식’과 ‘동굴처분방식’을 놓고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천층처분방식은 땅 위에 철근 콘크리트 처분고를 만든후 원전수거물을 그 안에 쌓고,드럼과 드럼 사이도 빈틈이 없도록 몰타르로 채운후 철근 콘크리트로 뚜껑을 덮어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다.
다시 그 위에 점토, 모래, 아스팔트, 자갈 등으로 다중방수 복토층을 만들고 잔디를 심어 방사성물질의 누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처분고는 지진이나 호우, 태풍 등 자연재해에도 충분히 견딜수 있도록 건설된다.
동굴처분방식은 암반을 뚫고 그속에 수거물 드럼을 쌓은후 동굴을 메워버리는 방식으로 암반에 동굴을 뚫어 처분하는 것이 다를뿐 나머지는 천층처분방식과 같다.
산자부 관계자는 “현재 사전부지조사가 진행중이 6개 지자체중 군산 비응도는 동굴처분방식이 유력하고 나머지는 지질에 따라 두가지 방식이 모두 가능하다”면서 “어떤 처분방식을 채택할 것인가는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인문사회적 측면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후관리 어떻게 이뤄지나
방폐장이 건설된 이후 사후관리 문제에 대한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관심이 높아져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방폐장 주변의 자연환경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환경감시를 할 계획이다. 정부는 실시간 감시를 위한 환경모니터링,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환경 감시단의 운영 등으로 안전성 확보는 물론 지역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운영이 끝난 방폐장은 폐쇄 후에도 약 300년간의 관리기간을 두고 처분시설과 주변에 대한 환경감시를 끊임없이 실시한다. 원전수거물 속에 들어있는 방사성 핵종은 주로 코발트와 세슘이라는 방사성 물질로 반감기간이 코발트는 5년, 세슘은 30년이다.
따라서 300년 정도 관리하면 방사능이 사라져 자연상태가 된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또 과거 지진기록 및 향후 예측을 통해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도록 내진구조로 설계, 건설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진에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수원 관계자는 “방폐장에서 발생하는 방사선량은 연간 최대 2밀리렘으로 이는 자연 방사선량의 100분의 1에도 못미치는 것”이라며 안전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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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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