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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인상 부동산시장 파장]‘큰평수 갈아타기’ 더 어려워져



콜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도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8·31 대책으로 가뜩이나 냉각된 신규분양 시장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금리마저 올라 주택 수요자나 주택업체 모두 늘어난 금융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부담도 만만찮아

은행 창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은행 무교동지점 김학묵 차장은 “콜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률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곧 따라 오를 전망”이라며 “대출받은 고객들이 얼마나 이자를 더 내야 하는지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인상된 콜금리는 0.25%포인트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개 0.55%포인트 정도 따라 인상된다. 은행은 금리인상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양도성 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 연동으로 통상 콜금리보다 2% 높다. 14일 현재 우리은행 CD 유통수익률은 두달 전보다 0.37%포인트 오른 3.97%다.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선. 최고 3억원에 주택가격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한 모기지론의 이자율은 6.25%다. 이 이자율이 더 오른다는 뜻이다.

문제는 8·31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율까지 오르는 데다 가까운 시간 안에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2002년에는 집값의 80%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제1금융권에서는 주택을 담보로 사실상 30%선까지밖에 대출이 되지 않는다.

주택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의 경우 은행마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주택 가격의 4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소액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아 방 하나에 1600만원의 2분의 1인 800만원씩 대출 가능 금액에서 제외된다.

방이 3개인 주택은 4800만원의 2분의 1인 2400만원이 대출 가능 금액에서 빠져 실질적으로 대출금액은 30%대에 머물게 되는 것. 시가 2억원의 주택을 담보로 할 때 대출가능 금액은 6000만원 정도밖에 안되는 셈이다.

■분양시장, 수요자·주택업체 모두 ‘답답’

시장 상황은 좋을 수가 없다. 주택담보대출 제한으로 신규분양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이자율까지 올라 수요자는 청약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 한태욱 실장은 “8?31 대책에 이어 금리인상으로 분양시장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도 미국 연방금리보다 우리나라 콜금리가 높아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분양시장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큰 평수로 이사를 계획중인 김모씨(35?회사원)는 “전에는 집값의 50%선만 있으면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주택가격의 70%선까지 있어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며 “오른 금리를 감당하면서까지 주택을 구입해도 향후 부동산경기가 불투명해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주택업체들도 지난 11일 콜금리 인상에 따라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내년 상반기에 또 한차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동안 분양시 내세웠던 ‘중도금 무이자 융자’와 같은 제도를 잇따라 축소하거나 폐지할 형편이다.

때문에 수요자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래 저래 신규분양 시장은 더욱 침체될 분위기다.

쌍용건설 이건목 주택사업부장은 “현재 분양시장도 주택담보대출 총액제한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까지 올라 사업계획을 잡기가 힘들다”며 “분양 일정을 미루거나 축소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분양시 무이자 융자 등의 리스크 관리는 통상 시행사의 몫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금융비용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어 ‘중도금 무이자 융자’나 ‘중도금 후불제’ 같은 제도는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분양시장이 어려워 늘어난 금융비용을 분양가에 올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오는 11월 초 진행될 예정인 서울 10차 동시분양에 주택업체들이 잇따라 참여하지 않고 있다.
12일 접수를 받은 서울 10차 동시분양에 현대건설만이 은평구 불광동 ‘현대홈타운’(288가구)을 신청했다.

재건축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자부담을 우려한 매물 보유자가 재건축 매물을 내놓으려 하기 때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신동아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비율이 거의 90%인 데다 재건축이 많아 이주비로 추가대출을 받은 사람이 많다”며 “33평 기준으로 2억3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이주비로 융자를 껴서 3억원까지 대출했다면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부담이 커져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hu@fnnews.com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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