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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CEO가 챙긴다”…전자업계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 최고경영자들이 ‘디자인 경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영업·마케팅·기술·기획 부문은 임원을 통하지만 디자인만은 최고경영진이 직접 관할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디자인경영센터는 윤종용 부회장 산하 독립조직으로 운영된다. 센터장은 최지성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사장이 겸임하고 있다.

이는 최종 세트 제품을 생산, 판매하면서 소비자와 직접 부딪히는 DM 총괄 최고경영자가 디자인을 관할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사장은 디자인경영센터를 이끌면서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부품의 개발·설계 단계에서부터 최종 세트제품의 디자인까지 감안하도록 조율하고 있다.

실제 최사장은 DM 총괄의 12개 해외 생산라인과 영업, 마케팅 등을 챙기는 바쁜 일정 속에서 연 4회 열리는 ‘삼성전자 전사 디자인 위원회’만은 직접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디자인을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 승부처’라고 언급할 정도여서 최사장뿐만 아니라 사업총괄 경영진의 디자인 분야에 대한 지원은 전폭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디자인이 빠진 연구개발(R&D)은 무의미하다는 분석에 따라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고 있는 이희국 사장이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사장은 자신이 관할하는 전자기술원, 생산기술원 등 R&D 부문은 임원을 통해 관리하지만 디자인쪽은 직접 센터장을 맡아 ‘LG전자, 2007년 톱 디자인’이라는 목표 달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도 매 분기 열리는 경영 혁신프로그램 ‘TDR(Tear down&Redesign)’ 평가회의에 디자인 관련 부서를 참석시키고 디자인의 성공?실패 사례를 확인한다.


현재 주관사가 선정되는 등 인수합병(M&A) 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일렉의 이승창 사장도 지난 8월 신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관리지원본부 산하였던 디자인연구소를 사장 직속으로 전환시켰다.

이같은 조치는 국내외 시장에서 ‘대우’라는 브랜드와 영업망·생산라인·기술 등은 여전히 살아있어 여기에 디자인 역량만 추가되면 기업 개선 작업에 속도감을 붙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사장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디자인연구소를 수시로 방문, ‘훌륭한’ 디자인이 아니라 ‘잘 팔리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인력 충원 등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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