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외국인과 결혼해 이뤄진 부부들은 국내에 모두 6만1000여쌍이 넘는다. 이런 부부들 중 아내인 외국인 여성들은 대부분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한국인 남편들을 선택해 한국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인 남편과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을 접하고 있다. 언어소통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요, 문화 차이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없어서 외로움도 많이 겪는다.
“한국에 사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한국의 문화’를 따를 것을 강요받고 있지요. 아내의 모국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한국’ 문화만 일방적으로 강요하다보니 부부 갈등과 고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사회 문제로 커질 수도 있어요.”
이성미 여성가족부 가족 문화 과장이 결혼해 한국에 사는 외국인 여성들 즉 결혼 이민자들을 보는 눈이다. 이과장은 “한국 사람들에게 결혼은 사랑의 완성일지 모르지만 결혼해 들어온 외국인 여성들에게는 결혼은 사랑의 시작일 뿐”이라면서 “바로 이런 사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여성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과장은 “현재 결혼 이민자및 외국인 노동자는 전체 인구의 1%나 되고 앞으로 6∼7년 후에는 농촌 초등학교 1학년 학생 4명 중 1명 이상이 결혼 이민자 가족의 자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라도 다양한 문화와 문화간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과장은 이를 위해 국제결혼 부부 교육 등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국제 결혼한 여성들에게 친정부모의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하하호호 우리는 한가족, 외국인 며느리 사랑해요’라는 행사를 열었고 또 지난 9월말부터 19일까지 국제결혼 부부 160쌍을 대상으로 8차례, 1박2일 일정의 두 나라 문화를 익힐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과장은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문화 차이로 시부모와 남편에게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런 교육 과정을 통해 문화 차이를 알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을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가정들은 가족들간의 사이가 좋거나 서로 노력하는 가정”이라며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서 그런 가정들과 가까워진 후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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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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