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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겨울나그네]8년만에 다시 부르는 ‘청춘사랑’



최인호 원작의 ‘겨울나그네’가 뮤지컬로 관객을 찾아간다. 오는 12월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지난 84년 동아일보에 1년간 연재된 뒤 문예출판사를 통해 책으로 나온 ‘겨울나그네’는 수십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초특급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86년에는 강석우·이미숙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연출을 맡았던 곽지균 감독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고, 90년에는 손창민·김희애 주연의 TV드라마로도 제작돼 안방극장을 찾았다.

그런만큼 베스트셀러 ‘겨울나그네’의 무대화는 새로울 게 없을 수도 있다. 뮤지컬로 무대에 오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7년 연출자 윤호진씨가 이끄는 ㈜에이콤에 의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랐던 ‘겨울나그네’는 당시 신인이었던 TV탤런트 윤손하를 여주인공 다혜 역으로 낙점하는 깜짝 캐스팅를 통해 관객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당시 5만여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던 ‘겨울나그네’는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뮤지컬대상, 남우신인상, 미술상, 특별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이번 공연이 97년판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가 극중극 형식으로 삽입된다는 점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남자주인공 민우가 연극반 학생으로 분하여 자신과 함께 공연할 여주인공을 찾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될 연극 ‘갈매기’는 민우와 다혜의 사랑과 그들이 겪는 혼란, 갈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매체이자 그들의 파국을 예언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사용될 예정이다.

막과 막 사이를 연결해주는 애니메이션의 도입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대극장 공연의 경우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멀어 TV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클로즈업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을 감안, 이 기법을 차용하게 됐다고 제작사 에이콤측은 설명했다. 이번 작업에는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애니메이션 부분을 담당했던 일러스트레이션 화가 이소씨가 참여했다.

97년판에서 서창우·윤손하가 맡았던 비련의 주인공 민우·다혜 역에는 뮤지컬배우 오만석·민영기, 전소영·윤공주가 더블캐스팅됐다.
오만석은 뮤지컬 ‘헤드윅’ ‘사랑은 비를 타고’ 등에서, 민영기는 ‘지킬 앤 하이드’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으며, 전소영과 윤공주는 ‘명성황후’ ‘맘마미아’ ‘토요일 밤의 열기’ ‘그리스’ 등에 출연한 바 있다.

97년에 이어 이번에도 연출을 맡은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그동안 ‘겨울나그네’의 재공연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최상의 작품을 만들기 위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재공연을 결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뮤지컬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만큼 우리 힘으로 최상의 뮤지컬을 만들 자신이 생겼다”면서 ‘겨울나그네’ 재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3만∼10만원. (02)575-6606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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