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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프런티어에 듣는다]김재섭 제넥셀세인 대표



"새로운 핏줄을 만드는 '혈관형성촉진제' 임상시험을 내년에 미국에서 시작합니다. 이 신약의 시장가치가 3조원은 됩니다. 오는 2007년에 임상시험 1상만 끝나도 그 가치는 1000억원이 넘을 겁니다."

형질전환 초파리 유전자 분석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제넥셀세인 김재섭 대표(44)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바이오신약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대표적인 신약이 바로 '혈관형성촉진제'. 인간유전자에서 찾아낸 혈관 생성관련 단백질의 구조를 바꿔 인체내에 주입해 새로운 핏줄을 생성해주는 신약이다. 미국 특허를 지난 9월 획득한 이 신약물질은 동물실험에서 부작용 없이 건강한 혈관이 재생되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김대표는 "이 혈관형성촉진제는 혈관과 관련된 질병에는 모두 적용할 수 있다"며 "당뇨병성 족부궤양, 허혈성 뇌졸중, 동맥경화성 발기부전, 허혈성 심장병 등 적용범위가 매우 넓다"고 설명했다.

제넥셀세인은 '치매치료제(치매유전자를 억제하는 화합물)'도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이 치매치료제는 뇌세포를 서서히 죽이는 독성단백질 조각이 뇌에 축적되지 않도록 분해시키는 신약물질이다.

제넥셀세인은 바이오벤처 제넥셀이 혈압계 등 의료장비를 생산하는 상장업체인 세인전자를 지난 7월 인수·합병한 후 새로 단 이름이다. 제넥셀세인의 자회사가 된 제넥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인 김대표와 정종경교수 등이 지난 2000년 대전에서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김대표는 형질전환 초파리 10만종류를 배양,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인간의 생체시계 유전자를 규명한 세계적인 과학자다. 그의 연구성과는 네이처,사이언스 등에 6차례 게재됐고 전세계 대학의 발생생물학 교재에도 수록됐다. 또 스웨덴 한림원의 젊은 과학자상도 수상했다.

김대표는 형질전환 초파리 연구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설립이후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투자받은 자금 65억원을 모두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입한 것. 그리고 마침내 초파리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세계적 기술을 보유하는데 성공했다.

제넥셀세인의 혈관생성제, 치매치료제 등 바이오신약 개발도 이같은 형질전환 초파리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김대표는 "인간유전자의 77%가 초파리에도 있다"며 "이 형질전환 초파리에서 질병 원인유전자를 찾으면 인체의 유전자 염기서열과 비교해 해로운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넥셀세인의 또다른 강점은 확실한 수익원이 있다는 것. 바로 휴대용 혈압·혈당측정기 등 의료기사업이다. 제넥셀세인이 개발한 '혈당·혈압복합측정기'는 유럽승인(CE)에 이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김대표는 "특히 혈압기는 계단식 감압기술(맥박의 불규칙한 환자의 측정가능)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경쟁력이 확실하다"며 "내년엔 의료기 사업을 중심으로 최소 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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