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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역모기지론 도입취지 살려는 길



고령 노인에 대한 종신 지급형 역모기지 도입과 관련, 핵심 골간인 재산세 감면 시스템에 대해 관련부처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오는 2007년 시행을 목표로 65세 이상 1주택자인 노인이 주택을 담보로 역모기지대출(종신형)을 받을 경우 등록세뿐 아니라 재산세까지 감면해주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는 지방세 가운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재산세 감면은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게 되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부처들의 주장에 각각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모기지론 도입취지가 집 한채 외에는 별다른 자산이 없는 노인세대의 복지를 확충한다는 것임을 감안하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

재경부의 복안은 보유주택에 다른 근저당이나 전세 등이 없는 경우로 한정하고 주택가격 기준은 공시가격으로 4억∼6억원 사이에서 결정한다는 것이다. 역모기지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이 담보로 잡은 주택가격이 떨어지거나 대출 노인이 예상보다 장수해 손실을 보는 경우에 대비해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재경부는 여기에 더해 세제지원까지 해줌으로써 가급적 많은 금액이 고령층에 지급되도록 재산세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노인이 집을 담보로 맡기고 매월 생활비 형태로 대출금을 가져다 쓴다면 사실상 대출금만큼 집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재산세를 줄여야 한다는 재경부의 논리는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는 현 조세정책 추세와 어긋난다는 행자부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유세 강화의 목적은 부동산 가격 급등 억제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재경부가 검토하고 있는 기준가격도 합리적이다. 행자부는 공시가격이 3억원 또는 4억원이라면 시가로는 4억∼5억원에서 6억원짜리 집인데 이 정도 집을 소유한 노인층에 재산세 감면을 해주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최근의 집값 동향을 감안하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재산세를 줄일 경우 발생하는 지방재정 축소는 노인복지 차원에서 중앙정부가 보충해주는게 당연하다. 역모기지론의 도입은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이르면 이를 수록 좋다.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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