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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고 당신한테 말한다면? 더욱이 당신과도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당신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세계일보가 주관하는 제2회 세계문학상에 당선된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문이당)에서 주인공은 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주인공은 ‘전부를 가질 수 없으면 반이라도 갖겠다’는 생각으로 아내의 다른 남편을 인정한다.

저자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 소설은 다자연애(폴리아모리)를 뚝심있게 밀고 나가고 있다. 저자는 또 박학다식한 축구 지식으로 사랑과 인생, 축구 공식을 연결해 예리하게 풀어갔다.

일처다부제를 다룬 박현욱의 소설은 기존의 가부장적 사회에 반기를 든 것으로 문단에서는 평가한다. 문학평론가 하응백은 “최근 3년간 읽었던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저자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는 마법과도같은 소설”이라고 평했다.

저자는 “연애이야기에서 결혼과 제도를 생각하며 그 틀을 과감하게 깨고 싶었다”면서 “이혼하고 다른 사람과 재혼하는 것과 동시에 두 가정을 이루는 것의 차이는 제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문학계에서는 세계문학상의 선정 기준이 자극적 소재를 다룬 소설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제1회 문학상으로 선정된 김별아의 미실은 섹스를 무기로 해 신라 왕들과 귀족들을 좌지우지한 ‘화랑세기’의 등장인물을 가져와 근친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소재로 했다. 이어 이번에 선정된 ‘아내는 결혼했다’도 현 사회에서 한 발짝 나간 소재를 다룸으로써 ‘파격’이 세계문학상의 선정 기준처럼 비칠 수 있다고 일부 인사는 전했다.

한편 저자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동정 없는 세상’으로 제6회 신인작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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