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23일 론스타펀드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64.62%를 주당 1만5400원에 인수 의향서를 체결함으로써 시가총액 35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은행이 탄생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시장뿐 아니라 증권시장에서도 지수를 좌우하는 랭킹 넘버 2의 공룡주가 됐다. 증권사들은 이날 초대형 리딩뱅크로서의 프리미엄이 기대된다며 국민은행의 목표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시가총액 35조원 초대형은행 탄생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국민은행은 전날 대비 5.13%(3900원) 오른 7만9900원에 마감했다. 장중 8만2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은행업종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대형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10만4000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한국증권도 9만200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민?외환 합병은행은 시가총액이 35조3000여억원(23일 오전 11시 기준)에 달한다. 국내 코스피시장의 5.45%. 이로써 1위 삼성전자와는 여전히 큰 차이지만 3위인 한국전력과는 10여조원 차이로 ‘부동의 2위 주’가 된다.
이에 따라 금융업종의 대장주인 국민?외환은행의 증시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만약 국민?외환은행이 하루 상한가를 기록하면 코스피지수는 12포인트가량 상승하게 된다. 삼성전자까지 포함하면 영향력은 더욱 커져 다른 상장종목들이 모두 보합세를 보였다고 가정할 때 삼성전자와 국민?외환은행 두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면 코스피지수는 무려 40포인트 상승한다.
은행업종에서는 더욱 독보적이다. 시가총액 5위인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2위인 우리금융(시가총액 15조1531억원)과 20조원 정도 차이를 두게 됐다.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국내 다른 은행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은행간 과도한 경쟁과 중복투자를 막는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만 등락이 없었고 금융주들은 전날보다 일제히 1∼5% 오른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M&A 재료 더욱 부각될 듯
미래에셋 한정태 연구원은 “국민·외환은행이 합병되더라도 씨티뱅크에 비하면 자산규모가 10분의 1에도 못미친다”며 “국내 은행은 어닝스 파워(Earning’s Power)를 키우기 위해 먼저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도 글로벌 뱅크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민+외환은행의 시가총액 35조원은 세계 1위인 씨티그룹의 시가총액 250조원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2위권인 BOA(190조원)와 HSBC(180조원)에도 한참 못미친다. 30위권인 프랑스의 크레디트 아그리콜과 겨우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합병 시너지가 발휘될 경우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기본적인 조건은 갖췄다는 평가다.
증시에서는 덩치를 키우기 위한 금융사간 인수합병(M&A) 재료가 종전보다 더욱 강력한 재료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외환을 추격하기 위한 합종연횡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LG카드 인수전이 주목된다.
현재 LG카드 인수 대상자로 떠오른 기업은 우리·신한·하나금융, 농협, 씨티그룹 등 8개사.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신한금융 등 2위권 은행들 중 LG카드를 누가 가져가는지에 따라 1강 3중 구도로 재편된 금융질서가 또다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은행간 추가 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증시전문가들은 우리금융 민영화가 향후 금융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울러 하나금융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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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fnnews.com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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