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챔피언이었던 베라 멘칙의 이름을 따 일명 ‘베라멘칙컵’이라고도 불리는 세계 여류기사 선수권대회가 지난 10일부터 27일까지 러시아의 에카테린버그에서 열렸다.
대륙간별 지역 예선을 거쳐 64강 토너먼트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전 대회 챔피언 안토아네타 스테파노파(27·불가리아)가 32강에서 탈락하며 초반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중국 10대들의 돌풍도 거셌다. 올해 12세인 중국의 하우이판이 16강에 올랐고 여류 체스계의 거목이자 과거 챔피언 마야 쉬부르다니제(45·그루지야)에게 2차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해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15세의 주웬준(15)도 16강에 올라 체스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들 10대는 그렇지 않아도 세계 여류 체스계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장기 집권을 예고하고 있다.
30세면 노장으로 취급받는 현대 체스계에서 쉬브르다니제가 45세의 나이로 10대들의 돌풍을 잠재우며 8강에 진출한 것도 이변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변은 거기까지였다. 10대들의 돌풍과 노장의 관록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은 중견 기사끼리 맞붙은 것. 슈유화(30·중국)와 알리사 갈리아모바(34·러시아)가 격돌, 슈유화가 2.5대 0.5로 비교적 쉽게 승리했다.
중국 여류 체스계는 이번 우승뿐만 아니라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10대들이 버티고 있어 그 아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킹의 행마 ■
킹은 앞뒤 좌우 대각선 모두 8방향으로 1칸씩 이동한다(그림 1).
킹은 신성한 기물이다. 대국자가 체스판 위의 신이라면 킹은 신의 대리인이므로 킹에 관련된 여러 가지 특별한 규칙들이 있다.
킹은 스스로 상대방 기물이 공격하는 자리로 이동할 수 없다. 또 킹이 상대방 기물의 공격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다음 수에 그 공격에서 벗어나야 한다(그림 2).
만일 대국 중 실수로 킹을 공격받는 자리로 이동시키거나 상대방 공격을 벗어나지 않을 경우 무르고 다시 두어야 한다. 즉 상대방도 의무적으로 물러줘야 한다.
공식대국에서는(물론 공식대국에서 이런 실수는 거의 없다) 반칙으로 간주해 실수를 한 선수에게 약간의 시간상 벌칙을 준다. 같은 대국에서 3회 반칙을 하면 반칙패 처리된다.
상대방 킹을 잡는 행위도 반칙이다.
상대방이 스스로 자기 킹을 공격받는 자리로 이동시켰을 때 상대방 킹을 내 기물로 잡으면 본인에게 반칙이 주어진다.
백과 흑의 킹이 서로 이웃할 수 없는 것도 킹 행마법의 특징이다(그림 3).
<문제> 다음 그림에서 백 킹이 이동할 수 있는 곳에 ○표를 하시오.
<정답> d5 자리는 흑 킹으로 인해 이동할 수 없다. d4와 e5는 흑 나이트로 인해 이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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