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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포럼]과학은 희망,과학자는 자랑/박영일 과학기술부 차관



21세기는 부존자원과 같은 생산요소보다 ‘과학기술’과 ‘문화’와 같은 무형의 지식자산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학자들은 ‘과학문화’는 한 국가의 성장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학문화는 ‘과학기술을 위한 문화’ ‘문화를 위한 과학기술’의 두 가지가 서로 혼합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공유해야 하는 문화를 지칭하는 동시에 일반적으로 향유하는 문화의 중심 콘텐츠로 과학기술이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사회에서 문화적 가치는 지적 자산을 생산하는 자양분이며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을 가능케 하는 토양이다. 다시 말해서 과학기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합리적인 과학정신이 생활 곳곳에 뿌리내린 문화에서 최고의 과학기술이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요컨대 올바른 과학문화와 과학기술에 대한 의식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그 사회가 얼마나 선진화돼 있느냐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 과학문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정부는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여 국민 공감대를 넓히고 과학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해마다 4월을 과학의 달로, 4월21일을 과학의 날로 정하고 다양한 과학행사와 이벤트를 열고 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의 과학 축제인 대한민국 과학 축전을 비롯해 과학의 날 기념식, 대한민국 별 축제, 연구 성과 전시회 등 4월 한 달 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등 기관별로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과학의 날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선발을 선포하는 ‘우주인 출정식’을 개최, 스페이스 코리아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또한 ‘과학기술의 해’ 프로젝트도 활성화되고 있다. 2004년 ‘과학문화의 해’, 2005년 ‘물리의 해’에 이어 올해는 ‘화학의 해’다. 이에 따라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이동과학관, 화학전시회 등 기념행사가 활기차게 진행돼 과학의 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2004년에 시작된 민간 주도의 과학 대중화 운동인 ‘사이언스 코리아’ 운동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의 과학문화 인프라 확충을 위한 과학문화도시 선정사업, 지역 주민들이 인접 공간에서 손쉽게 과학기술을 접할 수 있는 생활과학교실과 청소년과학탐구반, 농어촌 지역에 과학 도서를 보내주는 ‘사이언스북스타트 사업’이 대표적이다. 과학문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과학문화아카데미, 사회지도층을 위한 ‘사이언스포리더스 프로그램’도 함께 전개되며 과학문화 확산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아울러 과학관 건립도 함께 전개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학관 수는 현재 총 56개로 과학관 1개당 인구를 기준으로 비교할 때 선진국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따라서 오는 2012년까지 전국의 과학관을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 아래 과학관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2008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경기도 과천 국립과학관은 건립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며 25일 기공식을 한다. 또한 광주, 대구를 비롯한 지역에도 국립과학관 및 지역별 특성을 살린 테마 과학관을 건설해 더 많은 국민이 과학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올해 과학기술의 달 주제 표어는 ‘과학기술! 우리의 희망입니다. 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입니다’ 이다.
인류의 삶 속에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 온 과학기술, 그리고 그 과학기술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과학기술인은 미래 국가발전의 희망이며 주인공이다. 21세기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많지만 과학문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과학기술자에 대한 이해와 지지가 있을 때 선진 과학한국을 향한 길이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국민 모두가 과학을 향유할 수 있는 풍요를 누리는 사회, 과학기술의 합리성과 창의성이 꽃피는 사회, 동북아 번영을 주도하는 21세기 과학 한국의 희망찬 내일을 기원하며 사회 각 부문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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