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의 환경에 꼭 맞는 ‘맞춤형·주문형 주택’ 개발로 승부하겠다.”
동일토건 황명호 사장(54·사진)은 동일하이빌을 국내 대표 아파트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키워드로 ‘맞춤형 주택’을 내세웠다.
동일하이빌이 그동안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 단지내 실개천이 흐르는 아파트, 입주민 소유의 피트니스센터가 있는 아파트 등 수없는 주택 하드웨어 신개념을 개척해냈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인 혁신을 시작할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천편일률적인 집이 아닌 맞춤형 주택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노인들이 거주하는 집에는 벽채에 보조손잡이를 만들고 장애인이 거주하는 집은 현관과 방 사이 난간턱을 없애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보조장치를 설치하는 게 한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년 사이 일반화가 가능한 하드웨어 개발보다는 이같은 맞춤형 주택개발과 입주 전 단계의 사전서비스(B/S) 등 철저한 고객중심의 소프트웨어 개발로 차별화하겠다는 얘기다.
황사장의 이러한 ‘고객중심 주택철학’은 그의 근무경력에서 잘 묻어난다. 30여년 전 중동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며 ‘해외건설통’으로 통했던 그는 국내에서 대림산업 관계사를 거친 후 제주도에서 오라CC 등 골프장과 호텔을 운영했고 2년 전엔 스카이밸리CC 사장을 지냈다.
일반적인 건설사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직접 3차산업인 서비스산업을 경험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소비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는 게 회사내 평이다. 황사장은 “과거 골프장을 경영할 때 새벽 동이 틀 무렵 필드를 걸으면서 골프장 상태를 매일 점검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곳곳을 걸어다니며 공사진행상황과 안전 등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어려운 주택경기와 관련해 그는 “음식점도 아무리 불황이라도 평소에 줄을 서있던 곳은 항상 줄이 있게 마련”이라며 “정부규제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실수요자 시장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어떻게 최고 입지를 발굴해 품질과 가격 면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느냐가 생존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동일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의 성과가 나타나 조만간 빛을 발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는 “동일이 지난해 380여가구를 분양하며 성공을 거둔 아스타나는 10년 후 현재 10만명의 인구가 100만명 단위로 도약할 것”이라며 “카자흐스탄 정부가 최근 국제노선 취항지를 수도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변경하려는 것 역시 청신호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아스타나에서 1단계 사업 이후 올해 카자흐스탄 아파트사업의 2, 3단계 분양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업계 최초로 일본의 유수 도시개발 전문업체인 FJ도시개발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결과물도 조만간 성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황사장은 “일본에서 사업이 극비리에 추진되고 있어 외부에서는 짐작조차 못하겠지만 오는 2007년께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결과를 보면 국내 업계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사업방식과 규모가 될 것”이라고 자신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같은 회사의 신사업 발굴을 위해 그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자질 향상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능력은 곧바로 아파트 품질로 연결되기 때문. 이에 따라 올해에는 현장직원을 중심으로 동일토건 전체 직원의 70% 정도를 일본ㆍ싱가포르 등에 보내 현지 주요 아파트 단지를 살펴보게 할 예정이다.
황사장은 여가시간을 한학을 비롯한 붓글씨, 사군자 등 정신수양에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그는 “중용, 대학 등 사서삼경을 공부하다 보면 현실생활과 경영일선에서 깨닫는 지혜에 대한 재미가 쏠쏠하다”며 “만약 은퇴를 하게 되면 시골에서 서당을 차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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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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