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당신에게 물러 터졌다고 하는가, 아니면 너무 착해서 탈이라고 하는가.
그렇다면 이책 ‘페페로니 전략’을 한번 펼쳐보시라. 우유부단하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힘을 길러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똑똑한 당신, 성실한 당신, 그런 당신이 왜 주눅들어 살고 스트레스에 치여 사는가. 저자 옌스 바이트너 박사는 그건 당신에게 ‘매운 맛’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에서 교육학과 범죄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는 교수이자 전문 경영트레이너다. 그는 공격성 전문가로서 20여년동안 인간안에 내재된 공격성을 규명해왔다.
페페로니는 유럽에서 불리는 고추이름이다. 맵지 않고 달콤한 파프리카와 대비되는 톡 쏘는 매운 맛으로 유명한다. 저자는 조직내에서 더이상 맹탕이고 싶지 않다면 ‘페페로니 지수’를 높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페페로니 지수는 우리가 달콤하기만 한 맹탕 파프리카형 인간인지, 아니면 맵싸한 페페로니형 인간인지, 그도 아니면 무자비한 권력 뱀파이어인지 단계별로 알려주는 공격지수 테스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순간 주먹에 힘이 불끈 들어가고 입은 앙 다물어질 것이다. 페페로니 지수가 낮은 착한 사람들의 어깨를 사납게 흔들어 댈 것이다. 성실하지만 소심하고 때로는 남에게 이용당하며 분노를 안으로만 삭여온 지금까지의 삶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삶을 향해 성큼 발걸음을 떼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한마디로 페페로니 전략은 이해할수 없는 강자들의 난폭함에 대한 예방주사이자 몸에는 좋지만 입에는 쓴 착한 사람들을 위한 탕약이다.
소심한 사람들을 비열한 공격으로부터 지켜주는 이 책 페페로니 전략은 이처럼 공격성을 테마로 삼고 있다. 패배자가 되느니 공격자가 돼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사실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조화만으로 해결되는 일은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내가 낸 아이디어를 말재주만 뛰어난 동료가 가로채간 경험, 협상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이용만 당했다는 낭패감이 밀려온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있지 않은가.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기고 사람좋다는 말은 물러텨졌다는 말의 동의어이고 선하게 산다고 누가 상 주는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장인들은 몸으로 깨닫고 있다.
저자가 페페로니 전략 전파자로 돌아선 것은 세계유수의 경영자들의 요청에 의해서였다.
폴크스바겐, BMW, 도이체 텔레콤 등의 경영자들이 저자에게 상담한 내용은 의아했다.
최고의 실력과 자질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가기엔 너무나 착해빠진 직장인들에게 투지와 의사관철 능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공격성에 관해 수년간 연구해온 저자는 지나친 공격성 못지않게 부족한 공격성 또한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음을 깨닫고 마침내 페페로니 전략의 필요성에 눈떴다고 말한다.
기업구조조정이 일상화된 오늘날 직장은 경쟁이 불가피한 곳이고 관용이나 배려는 잘 꾸며진 수사학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대신 사내 갈등이 생길 것을 염려해 포기해버린다면 그것은 ‘선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신이나 조직의 이익을 포기해버리는 복지부동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매서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결코 당신의 친절함을 유약함과 혼동하지 않는다. 공격성을 키워 당신의 의사를 관철시켜라. 그리고 이를 통해 선한 일을 하라. 이것이야말로 현대적 기준의 윤리이며 도덕이다.”
특히 여성 직장인들에게 페페로니 전략은 건강을 위해 꼭 먹어야 하는 일상의 비타민과 같은 존재다. ‘남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아 자신감 있는 모습은 좋지만 위압감을 주고 싶진 않아’, ‘다른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와 같은 말을 달고 사는 여성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충고한다.
“착한 소녀들은 하늘로 올라가고 건강한 공격성을 갖춘 소녀들은 경영진의 세계로 입성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안그래도 강팍한 세상 너무 팍팍한가. 페페로니 전략은 건강한 공격성을 건설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일뿐 악의적이고 비열한 출세지향주의자가 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니체가 말했다. “연민은 세상의 고통을 증대 시킬 뿐”이라고. 이 책은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금세 이용해 먹기 좋은 바보로 전락해 버린다는 사실을 따끔하게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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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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