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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의 그늘집]LPGA 영어자격시험 생길 가능성 커



“이러다가 한국선수들 미국 진출 기회가 원천적으로 막히는 거 아냐(?)”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이어지는 ‘코리안 군단’의 우승 소식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면 ‘잘했어’였던 국민의 반응이 올해 들어 이렇게 바뀐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올해 열린 LPGA투어 16개 대회 가운데 한국선수들이 합작한 승수가 자그마치 8승으로 전체의 5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독식이나 다름없어 이것이 오히려 미국 진출을 바라는 한국선수들의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현재 LPGA투어에는 풀시드권자 26명과 컨디셔널 7명을 포함해 총 33명의 한국선수가 진출해 있다. 따라서 선수층이 그만큼 두꺼운 게 사실. 8승을 거두기까지 2승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이른바 ‘8인8색’이라는 것이 그 사실을 입증한다.

그렇다고 LPGA투어 사무국이 과연 한국선수들의 진출 기회에 제한을 두게 될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출신국별로 인원 수에 제한을 두는 ‘쿼터제’에 무게가 실리는 듯 보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다는 게 대세다. 실례로 미국인에게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메이저리그와 미국프로농구협회(NBA)를 보더라도 남미 등 비미국인 출신 선수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단체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비교 자체에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다민족 국가인 미국 국민이 ‘민족주의’를 앞세우기보다는 이렇듯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의 경기 모습을 보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른바 ‘스포츠 실용주의’인 셈이다.

LPGA투어 사무국의 선수 수급에 대한 방침도 이에 결코 배치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스폰서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흥행 성공만 담보 된다면 출신국이 어디건 간에 뉴페이스들을 끌어들여 선수들 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 선수의 우승 횟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LPGA투어 사무국의 고민거리로 떠오른 선수들의 의사소통 문제는 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사안임이 분명하다. 현재 우승시 몇몇 선수를 제외한 대부분 한국선수들은 통역 없이는 인터뷰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대해 LPGA 사무국에 근무하고 있는 심규민씨는 “언젠가는 외국인에 한해 영어자격시험을 실시할 것 같다”고 말한다.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영어의 ‘열공’ 또한 중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미국 진출을 바라고 있는 주니어들은 특히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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