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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걱정 없는 사회 만든다]한행수 주공 사장 인터뷰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에 전념하던 주택공사가 이제는 서민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한행수 사장은 이 사업의 중심에 서 있다. 시대적 사명을 타고 났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서민주거 질 향상에 열성적이다.

한사장을 통해 참여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민주거복지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주공 역할이 아파트 공급에서 주거복지로 바뀌고 있는데.

▲주택공급은 양적으로는 해결됐다. 지난 2000년 전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지 벌써 6년여가 지났다. 하지만 서민들의 주거 질은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 아직도 쪽방생활자가 전국에 9000여명, 무허가 판자촌 거주자가 수도권에만 1만여명에 이르는 등 저소득층의 주거여건은 열악한 상태다.

이제는 주택공급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 이젠 기존 공급정책에서 전환, 다가구 매입임대 등 저소득층의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주거복지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주공이 주거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가구 매입임대, 전세임대, 소년소녀가정 전세주택 무상지원 등 주거복지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이는 시대적 소명일 뿐만 아니라 국민복지의 핵심이다.

―다가구 매입임대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나.

▲주공에서 매입한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가 만나보면 가슴 찡한 경우가 많다. 주공이 아니었다면 마음 편히 살 곳이 없었던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등 도심 빈곤층이 대부분이다. 저소득 서민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15평 기준으로 보증금 350만원에 월 임대료 8만∼10만원만 받는다.

이 사업은 현재 학계, 언론,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입주자들에게까지 큰 호평을 받고 있고 있는 참여정부정책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그러나 어려운 점도 있다. 다가구 매입임대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원대상인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관리하는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무엇보다 지자체의 주거복지에 대한 인식부족이 큰 걸림돌이다. ‘돈이 없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많이 하는데 모두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주공의 주거복지 사업과 지자체 사업이 중첩되는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다가구 매입임대, 전세임대, 소년소녀가정 전세주택 무상지원 등 주거복지사업의 지원대상은 기초생활 수급자, 차상위 계층, 소년소녀가정 등이다. 그런데 지자체가 예산과 인력부족이 부족하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공과 중앙정부가 주거복지 사업을 이끌고 나가는 형편이다. 매입임대 등 주거복지사업은 지자체에서 기초생활 수급자, 차상위 계층 및 소년소녀가정 등 지원대상자를 선정해 공사에 추천하는 절차로 지원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자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사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없다. 앞으로 지자체와의 공동 워크숍 개최 등 상호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필요한 재원조달은 어떻게 하나.

▲정부 재정 또는 국민주택기금이 가장 큰 재원이다. 다가구 매입임대사업은 재정 45%(2005년 복권기금에서 지원), 국민주택기금 40%, 시행자 10%, 입주자 5%로 사업비를 부담하고 전세임대는 국민주택기금 95%, 입주자 5%, 소년소녀가정 전세주택은 100% 전액을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주거복지 사업이 있다면.

▲노숙인들은 위한 단신계층용 매입임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담보호센터나 쉼터 등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을 지역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한 주거지원 사업이다.

이 사업은 자활의지가 있고 독립생활이 가능한 노숙인들이 대상이다. 사업추진 방식은 정부에서 운영기관을 먼저 선정한 후 공사가 운영기관과 협의해 적합한 주택을 물색, 매입한 후 운영기관에 임대공급해 운영한다. 또 지원대상을 갱생보호자, 아동복지시설 퇴소자 및 긴급지원 대상자(재해가구)까지 확대하는 등 사회취약 계층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주거복지 사업이 확대되면 분양아파트나 분양전환 임대 사업이 축소되지 않을지.

▲정부에서는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소득계층별로 차별화된 주거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공 역시 임대료 지불능력 취약계층인 소득 1분위 계층에게는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을, 자가주택 구입능력 취약계층인 소득 2∼4분위 계층에게는 국민임대주택을, 정부 지원시 자가가능계층인 소득 5∼6분위 계층에게는 중소형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주거복지사업은 분양 및 임대사업과는 차별화됐다.

―전·월세 임대아파트 사업이 도입되는데 설명해 달라.

▲전·월세 임대아파트는 지난해 8·31 대책에서 도입된 것이다.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수급조절을 위해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임대주택이다. 임대 의무기간은 2년이며 임대기간은 연장 가능하나 임대기간 완료 후 분양전환은 안되는 게 특징이다. 다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일반에게 매각할 수 있다.

주공에서는 판교신도시에 2085가구를 2009년께 공급할 계획이다. 또 송파신도시에는 4000가구가 예정돼 있다. 앞으로 추가 지정되는 주택공영개발지구 내에 중대형 주택의 10% 내외를 전·월세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전·월세 임대아파트는 중대형으로 전월세값이 만만치 않을 전망인데 서민용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지.

▲서민용이라기보다는 중산층을 위한 임대아파트라 할 수 있다. 임대료는 인근 시세에 근접한 수준으로 하고 입주자격도 별도로 제한하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 주공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 무주택 국민을 위한 임대사업으로는 국민임대주택, 다가구 매입 임대 및 전세임대 등이 있는데 전·월세 임대아파트는 이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보면 된다.

―공영개발 사업에서 당초 예상보다 분양가가 많이 오르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주공은 판교신도시에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주택부터 상위소득층을 위한 중·대형 평형의 연립주택 등 다양한 주거형태의 주택을 공영개발 방식에 의해 건설, 공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분양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으나 경기 판교신도시에 공급되는 전용 25.7평 이하의 중소형 주택의 경우 정부고시 건축비에 의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다. 또 10년간의 전매 제한으로 장기적인 집값 안정이 가능하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 25.7평 초과 중대형 주택은 분양가격과 주변시세와의 차액을 채권으로 환수해 청약과열과 투기를 방지하고 있어 주거안정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공영개발 택지지구에 대해서는 설계시공일괄입찰, 현상설계, 국제현상공모 등 다양한 품질확보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2005년 공기업 고객만족도조사 공기업 8개 중 1위, 부패방지시책 종합평가우수기관, 감사원 자체감사 우수기관 선정.'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이 부임한 지 1년 8개월 동안의 성적표다. 한사장이 주장해 온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이 정착했다는 방증이다.

한사장이 부임한 후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이 반부패·투명경영이었다. 부정부패·비리기업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였다. 윤리경영 최고의결기구로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반부패 활동의 중심기구로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반부패추진기획단'을 운영하면서 임직원들의 의식개혁에 나섰다.

임원과 1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생활실천강령'을 제정한데 이어 임원의 경우 부패행위로 퇴직시 성과급 지급을 금지토록 했다.

부패행위자에 대해 '3진 아웃제', 승진제한 기간 2배 연장, 부패 징계시 기록 삭제불가 등을 규정화하고 부패 관련자를 현장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패관련자 현장퇴출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너무 혹독하지 않으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에는 국가청렴위원회가 발표한 부패방지시책 종합평가에서 중앙행정기관, 광역자치단체 등 총 90개 기관 중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사장은 시스템 개선을 통한 혁신경영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입주자 만족을 위한 현장관리 시스템인 '3단계 준공검사 시스템' 정착, 기술 혁신을 통한 청정 주거환경 조성, 다가구 매입 임대 봉사활동과 다양한 임대주택 신규 개발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사장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눈에 띈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사할린동포 위로잔치, 영구임대 입주민 합동결혼식, 급여 중 1000원 미만의 자투리 성금으로 소년소녀가장세대 생활비 지원, 직원들의 상설벼룩시장 '나눔터' 운영을 통한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 등을 펼쳤다. 이런 성과로 17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지난해 공기업 고객만족도 1위를 달성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한행수 사장 약력△경남 마산 △61세 △부산상고 △경희대 경영학과 △삼성전자 관리본부장(상무)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 △삼성홈 E&C 회장 △열린우리당 재정위원장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