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총액인수계약에 나선 증권사가 잇따라 손실을 보고 있다.
교보증권은 최근 옐로우실리샌드 실권주를 떠안았다가 손절매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주 키움증권은 씨피엔 실권주로 속을 끓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증권사가 최근 기업금융(IB) 업무에 집중하면서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달부터 두 차례에 걸쳐 옐로우앤실리샌드 주식 61만주를 18억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교보증권의 옐로우앤실리샌드 보유 주식은 115만주(5.87%)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14일 교보증권은 옐로우앤실리샌드 유상증자에 총액인수계약을 맺음에 따라 실권주식 177만주를 전량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4200원, 총 74억원 규모. 이후 옐로우앤실리샌드 주가는 계속 떨어져 이번 61만주 매도에서만 주당 1200원 이상씩, 총 7억3800만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교보증권에 남은 주식은 아직 115만주. 11일 기준 종가 3130원을 고려할 때 평가 손실은 11억원에 달한다.
지난 5일 키움증권 역시 유상증자 총액인수 계약으로 전체 25%에 달하는 씨피엔 실권주 전량을 51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키움증권은 이 주식을 씨피엔 현 경영진에게 매각하는 등의 방안을 고심해 오고 있다.
총액인수계약이란 유상증자시 증권사가 청약대행만 하는 모집주선방식과는 달리 주주와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모두 포괄적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말한다. 증권사가 총액인수계약을 선호하는 것은 수익성이 더 좋기 때문.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 해도 증자를 통해 원하는 금액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상부상조다. 하지만 증자가 실패할 경우 해당물량은 모두 증권사의 몫이어서 위험이 크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모집주선이 200만∼300만원 수익이 난다면 총액인수계약은 공모금액의 몇%로 정하거나 1억∼2억원까지 정액제로 계약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침체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실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는 대부분 참여가 보장된 지배주주 부분을 뺀 나머지 기타주주 참여 부분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하게 된다. 하지만 주가가 좋지 않을 경우 예상치 못한 실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 가치도 가치지만 당시 시황이 가장 많이 좌우한다”면서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업는 증권업의 특성상 총액인수계약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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