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작가 변시지화백의 호당 1000만원 작품값이 미술애호가들사이에서 시끌벅적하다.
본지에 ‘변시지화백 호당 1000만원’(1월 9일자 참조)이라는 기사가 보도되자 미술시장의 개미군단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카페 ‘미술투자클럽’회원(1054명)들은 ‘이중가격의 절정이다’와 ‘이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미술투자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ID 인상파는 “과거 전시회에서 호당 2000만원을 부른다는 소리가 있었다”며 “변시지 작가의 최근 경매기록은 대개 호당 100만∼150만원대였고 작년 9월 서울옥션에서 60호 무제가 3000만원에 팔린 것이 작가의 경매 최고기록”이라고 밝혔다.
이때문에 ID colonoscopy 회원은 “이중 가격의 절정이다. 미술시장이 언제 정신 차릴런지”라며 비난했고 ID그림좋아 회원은 “심하네요”, ID 미소회원은 “요즘은 전시장 구경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곳이 많아진다”며 꼬집었다.
회원들은 낙찰받은 경매작품에 대해서도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갖고 있었다.
ID tentra회원은 “60호 작품은 모화랑이 경매에 내고 자기가 낙찰받은 자기매매된 작품”이라며 “그외 낙찰된 진품과 위작은 작가의 도록이나 홈페이지 그 어디에도 없는 작품으로 작가의 감정을 받지 않은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술시장의 후진성이 그나마 옥션이 들어 오면서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윤이라는 자본주의 논리를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점을 이용하도록 마련한 사설경매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부작용(왜곡)이 가능하다”며 “일반 컬렉터들이 작품을 구매자로서 참여하긴 쉬워도 작품을 판매하려면 높은 진입장벽이 쳐진 매매구조, 누가 누구에게 판매하였는지 알 수 없는 유통구조, 진품인지 위품인지 불확실한 작품확인구조 등 이런 구조를 개선하고 투명화 해야 옥션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하지만 논쟁을 벌이면서도 회원들은 변화백의 작품성엔 높이 평가했다.
ID 까칠이회원은 “변시지 화백 작품은 마음에 새 힘을 주는 집처럼 휴식을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한 뒤 “호당 1000만원은 좀 강하지만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일본에서 제 친구가 10년전에 호당 300만엔에 구입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ID 기봉이 회원도 “한국 화가로는 한봉덕, 이한우, 변시지화백을 좋아한다.
자기자신의 길을 40년이상 사신분들이고 평가를 받아야 된다”고 했고 ID tentra회원도 “언젠가 봤던 변화백의 120호 작품은 힘있고 아주 좋은 명작”이라며 “변화백의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적당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논쟁과 관련,미술시장의 한 관계자는 “원로작가들의 작품가격은 시장의 형평성과 무관하고 지나치게 높게 호가한다는 선입견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얼마나 높은 가격을 받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적정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이러한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점차 성숙되고 있는 시장과 컬렉터의 수준에 맞게 작가 자신도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갖추고자 노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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