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땅’ 중동에서 한국 내복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겨울철에도 한낮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중동 지역에서 내복이 필수품이라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겨울철 저녁기온이 0도에서 5도까지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30도 이상 벌어져 내복 없이는 겨울철 저녁 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 내의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동지역 내복시장 규모는 7000만∼8000만달러. 이중 국내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 지역 겨울철 기온이 더 떨어지고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하면서 내복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에 고유가 바람을 타고 중동지역 내수경기가 살아난 점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물값이 기름값보다 비싸다 보니 세탁을 거의 하지 않게 되고 내의도 몇 번 입고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내복 수요가 꾸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 업체들 가운데 ‘트라이브랜즈’는 지난 2005년 210만달러에서 2006년 315만달러로 내복 수출이 1년 사이에 50%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약 20% 증가한 375만달러를 수출 목표로 잡고 있다. 또한 지난해 중동지역에 약 1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한 BYC도 올해는 목표치를 이보다 약 10% 이상 늘려 잡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 업체들의 다양한 현지화 전략이다. 노출을 금기시 하는 이슬람 문화권이다 보니 포장에서부터 판매까지 차이가 두드러진다. 한 예로 국내 판매 제품에는 모델이 직접 속옷를 입은 사진을 전면에 배치하지만 중동 수출품 포장에는 제품 사진이나 원료 사진 등을 사용한다.
뿐만아니라 수출품의 90%가 남성용 제품들이다. 보수적인 문화로 인해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속옷 구매를 꺼리기 때문이다.
트라이브랜즈 무역부 중동담당 박지은 대리는 “여성용 제품 라인을 다 갖추고는 있지만 일부 아동용 제품을 제외하고는 중동 바이어들이 아예 구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출물량이 매우 적다”고 말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