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교육이 살아야 진정한 IT 강국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의 정부까지 나서 국적을 불문한 인재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 혁신을 이끌어 갈 강력한 힘은 인재이기 때문이다.
인재는 키우기도 어렵지만 해외 인재 유치도 예삿일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교육수입국가다. 이런 가운데서 보기 드물게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가 철저한 IT 특성화와 글로벌화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고 해외분교 설립과 사이버(Cyber)를 이용한 IT 강좌 등 교육 서비스를 적극 수출하고 있어 고등교육계는 물론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IT 특성화 대학인 ICU가 9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IT 교육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철저한 현장밀착형 IT 특성화 전략 때문이다. 또 개교 때부터 모든 전공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ICU는 올 2월말 현재 101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대학원에 진학한 350명을 제외한 660여명의 졸업생들이 삼성전자, KT, SK텔레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BM, HP 등 국내외 대기업 및 연구기관에 100% 취업했다.
■대학원생 5명 중 1명이 외국인 유학생
ICU가 추진중인 글로벌화 전략은 크게 해외 유학생 유치, 사이버를 이용한 IT 강좌 수출, 해외분교 설립 등 3가지가 중심축이다. 우선 해외 유학생 유치의 경우 이 대학의 대학원에는 미국, 중남미, 동유럽, 중동, 아시아 및 아프리카 등 36개국에서 온 123명의 석·박사과정의 유학생들이 우리나라 IT와 IT정책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전체 대학원생 수가 643명인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약 19%로 국내 최고 수준이며 이 대학 대학원생 5명 중 1명이 외국인 유학생인 셈이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 비율에서 ICU는 경쟁상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2%, 포스텍(포항공대)의 1.8%를 단연 압도하고 있다.
ICU에 외국인 학생들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은 작년 3월 ‘글로벌 IT 기술 전문가(ITTP) 과정’이 개설되면서부터.
글로벌 IT 기술 전문가 과정은 ICU가 정보통신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해외 각국에서 매년 20여명을 선발, 첨단 IT 기술과 정책, 그리고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는 석·박사과정이다. 5월 현재 26개국 34명이 ICU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 과정의 평균 경쟁률은 4.7대 1을 보이고 있다.
주로 자원부국이면서 IT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큰 중동, 중남미,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주요국가의 IT 관련 공무원과 교수, 연구원들이 많다. 이들은 ICU에서 2∼3년간(석사 2년, 박사 3년)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 무선통신기술, 광대역 통신망기술 등 첨단 IT 기술과 인터넷 비즈니스 경영 등 각종 경영기법과 정책에 대해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ICU의 해외 유학생 유치는 이제 학부생까지로 점차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ICU는 지난 2002년 학부설립 이래 올해 처음으로 16명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비유학생을 유치했다. 지난 4월 1차로 6명이 입국했으며 나머지 10명도 올해 안으로 ICU에 유학 올 예정이다. 이들 사우디 국비유학생들은 입학예정생 자격으로 1년간 ICU에서 영어 등 외국어 교육과 함께 수학, 물리 등 전공에 필요한 기초과목을 배우는 준비과정을 거친 후 학부 신입생으로 정식 입학, 4년간 전산, 전자, 통신 등 IT 분야를 전공하게 된다.
사우디 유학생들은 자국정부로부터 한 명당 연간 최고 4만달러에 달하는 체재비와 학비를 지원받는다.
■사우디·오만 등 6개국에 IT강좌 수출
ICU가 가진 IT 강점을 그대로 드러낸 글로벌화 전략은 사이버를 이용한 IT강좌 수출이다. ICU는 5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예멘, 터키 등 중동지역 5개국과 리투아니아 등 모두 6개국에 사이버 IT강좌 개설을 추진, 올 여름학기부터 온라인으로 강의를 시작한다.
사이버 IT강좌는 ICU와 해외 각 대학 통신망을 온라인으로 연결, IT 관련 교육을 실시간으로 강의하는 것으로, ICU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신 해당 외국대학으로부터 수업료와 라인선스 비용을 받게 된다. ICU는 올 2월 사우디의 서울대학교격인 킹 사우드대학이 IT 분야를 사이버로 개설, 제공해주길 요청해옴에 따라 여름학기에 개설할 교과선정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사우디 정부는 특히 지난 4월 압둘라 고등교육부 차관이 직접 ICU를 방문, 사우디내 103개 여자대학에 재학중인 약 35만명의 여대생 교육을 위해 ICU에 e-러닝시스템 개선을 위한 기술지원을 요청하고 ICU에서 자체 제작한 IT 관련 교육 컨텐츠에 대한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오만의 유일한 국립대학인 술탄 카부스대학(SQU)은 지난 1월 총장과 교육공학센터장이 ICU를 방문해 사이버 교육협력에 대한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가을학기부터는 ICU 오프라인 강의를 영상강의 시스템을 활용, SQU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수강하는 한편 2008년에는 ICU-SQU 대학원 공동학위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카타르대학과는 작년 7월, 올 가을학기부터 전산·전자분야의 교과목을 사이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원격강의키로 협의를 마치고 현재 양교간 시스템 구축 및 교과선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에 있다.
■리투아니아에 해외분교 설립도 추진
ICU는 해외 유학생 유치와 사이버를 통한 IT 강좌 수출 외에도 아예 해외에 분교를 설립, 교육프로그램을 직접 수출키로 작년 말 리투아니아 정부와 협정을 체결했다.
그동안 국내 유명 대학들이 상당한 비용 지불을 감수하면서 미국, 유럽의 명문대학들과 경쟁적으로 공동 및 복수학위과정 운영을 위한 전략적 관계를 맺어온 반면, ICU는 학교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리투아니아 정부가 전액 부담하고 ICU는 On·Off라인을 이용한 강의와 공동학위 과정 개설을 통해 수업료와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받는 내용이다.
ICU의 해외분교 설립 모델은 국내 IT 관련 지식 서비스의 첫 수출이라는 점과 이를 통해 대학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가능성을 여는 첫 케이스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ICU는 리투아니아 분교를 우선 전산, 전자분야를 전공하는 100명의 학생으로 구성되는 IT 공학부와 30명의 학생으로 구성되는 IT 경영학부 등 모두 2개 학부 중심의 대학원(석·박사) 과정부터 시작해 향후 현지 수요 및 교육환경에 따라 점차적으로 학사과정까지 확대,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bhkim@fnnews.com 김병호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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