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쿠노다테(아키타)=글·사진 송동근기자】히로사키(弘前)에서 취재를 마치고 아키타(秋田)로 가기 위해 열차 특급 가모시카호에 몸을 실었다. 고즈넉한 저녁, 차창으로 스치는 일본 동북지방의 들녘은 곧 5월이 다가오는데도 바람이 스산하게 느껴졌다. 약 2시간 35분를 달리자 아키타역에 도착했다. 가방을 끌고 호텔로 걸어 가는 길의 밤 공기가 맛있었다. 내일 또 후쿠시마로 가야하기 때문에 아키타의 밤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집어들고 가까운 센슈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역에서 걸어 오테몬대로를 지나 약 10분거리인데 아키타의 항주, 20만석의 사타케가 살던 구보타성(城)의 성터다. 벚꽃, 진달래가 밤 조명과 어울려 또 다른 매력을 연출하고 있었다. 목조 2층의 기와지붕으로 된 구보타성 정문에 들어서자, 파수대와 무기고 역할을 하던 건물 오스미야구라가 반가이 맞이했다. 이곳 전망실에 올라 바라보이는 시내 야경은 그야말로 아름다웠다.
■벚꽃과 무사저택의 도시, 가쿠노다테
이튿날 센보쿠(仙北)시의 가쿠노다테(角館)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모리오카 방향으로 국도(13호)를 따라 약 1시간 10분을 달리자 시내에 도착했다. 역에서 15분정도를 걸으니 사무라이 저택으로 유명한 부케야시키(무사의 집)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은 1602년 이지역을 통치했던 아시나 요시카츠가 세운 성을 중심으로, 번성한 도시다. 그 이전에는 후루시로산 북쪽에 성이 있었지만 수해와 화재등이 잇달아 삼면이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남쪽을 지금의 시가지로 조성한 것이다. 거리에는 에도시대 상인들의 전통 가게들이 지금도 잘 보존돼 있어, 옛 일본거리의 향수에 젖어들게 한다. 이곳 주변에는 박물관, 전통 일본요리점 등도 생겨나 일본 정서를 맛보려는 여행객들의 여정을 달래주고 있다. 도로 양쪽에 380여년 동안이나 깊은 숲과 함께 남아 있는 부케야시키, 또 검은 판자담 주변의 300년도 넘는 시다레자쿠라 400그루(152그루 천연기념물)는 이곳의 오랜 역사를 전하고 있는 듯했다. 이들 벚꽃은 당시 2대 요시아키와 결혼한 조정의 산죠니시 딸이 교토에서 가져와 심은 것이라한다. 또 이시구로, 아오야나기저택 등이 있는 주변지역은 건조물 보존지구로 지정된 곳으로, 무사저택의 문과 담 등 전통적인 건조물에서 일본 문화의 숨결이 흠뻑 느껴진다. 이런 마을의 정경이 한층 운치를 더해줘, 일본내서도 도호쿠지방의 작은 교토라 불린다.
■세계문화 유산 시라카미산지
아키타역에서 차로 약 2시간을 달리자, 일본 혼슈 북단산맥에 위치한 냉대 삼림지대에 이르렀다. 아직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마지막 처녀지라 불리는 이곳은 가파른산과 언덕으로 이뤄져 있는데, 너도밤나무, 흑곰 등과 88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곳으로, 넓은 너도밤나무숲 등 자연이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또 천연기념 동·식물이 대량 생식하고 있어, 학생들과 여행객들이 학습하는 곳으로도 유명해 방문객의 발길이 늘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제일의 깊은 호수 다자와코
다자와코(田�薏�)의 수심은 423.4m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다. 에메랄드색의 여운이 감도는 진한 남빛의 아름다운 호수는 ‘전설의 호수’로 알려져 있다. 두사람의 용신이 산다는 전설에 얽힌 2m30㎝ 높이의 여주인공 다츠코 상은 호수 서쪽 끝에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는 다츠코상과 다자와코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는 거의 둥근 모양으로 돼 있는데, 한바퀴 도는 거리는 약 20㎞. 봄날 호수를 따라 숲사이로 걷거나 자전거와 차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일본 사람들이 평화로워 보인다.
/dksong@fnnews.com
■교 통/ 항공:인천-아키타(2시간 15분,월·목·토)/공항-아키타역 리무진(40분 소요)
도쿄(하네다)-아키타/JAL,아시아나(1시간 5분)
오사카(칸사이)-아키타/JAL(1시간 30분)
열차:도쿄-아키타/아키타신칸센 코마치(3시간 50분)
오사카-아키타/호쿠리쿠혼센경유(11시간 40분)
아키타-가쿠노다테/아키타신칸센(43분)
■관 광/ 가쿠노다테마치 관광정보센터(0187)54-1170/town.kakunodate.akita.jp
아키타현 관광과(018)860-2268/akitafan.com
센보쿠시 산업관광부(0187)43-3352/city.semboku.akita.jp
■음 식/ 이나니와 우동
에도시대 초기부터 이나카와에 전해오는 300년 전통의 건조우동.혀의 감촉이 매끄 럽고 가늘어 찰기가 강하다.
대부분 작업이 손으로 이뤄지는데, 삶으면 면이 쫄깃쫄깃해져 그 맛이 일품이다.
(추천점포)선물 아키타 시민시장/05:00-18:00(018)833-1855
스테이션빌딩 토피코/07:30-22:00(018)833-2416
아키타현산품 프라자/09:30-18:30(018)836-7830
(추천코스)아키타 산책(걸어30분)-아키타역-센슈공원-히라노마사키치(미술관)-민속예능전승관(네부리나가시)-아카렌가(향토관)-시민시장-아키타역
■일본정부는 현재 비지트 재팬 캠페인(VJC) 을 실시, 일본 고유의 자연과 역사, 문화와 다양한 온천, 축제와 요리 등 풍부한 관광자원으로 일본을 찾는 여러분을 환영하고있습니다. 매력 넘치는 일본을 꼭 한번 찾아주시기 바라며, YOKOSO란 '어서오세요'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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