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부를 축적한 부자들이 늘면서 중국에서도 은행들이 프라이빗 뱅킹에 속속 나서거나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지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국계로는 세계 최대 금융그룹 씨티그룹의 씨티뱅크 차이나, 중국 토종 은행으로는 중국은행(BOC)이 각각 부자들을 겨냥한 프라이빗 뱅킹을 시작했다.
분석가들은 수년내 많은 중국 은행들의 주 수익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프라이빗 뱅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씨티뱅크 차이나의 프라이빗 뱅킹사업 책임자인 앤드루 퉁은 “중국의 활기찬 성장세와 강한 기업가 문화가 결국 놀라운 수준의 부를 창출해 낼 것으로 믿고 있다”며 “따라서 중국은 10년내, 아마도 그 이전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홍콩, 싱가포르를 제치고) 최대 자산관리시장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투자은행 메릴린치와 캡제미니가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순자산(또는 금융자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이른바 ‘슈퍼리치’의 평균자산은 중국이 500만달러로 전세계 평균 380만달러를 크게 앞질렀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홍콩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했다.
순자산이 3000만달러를 넘는 중국인들도 4540명에 이른다.
중국의 슈퍼리치는 현재 32만2000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모두 합해 1조5900억달러에 이르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중국 슈퍼리치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0.03%로 세계 평균 0.2%에 크게 못미치지만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과 중국의 기업가 문화를 감안할 때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이빗 뱅킹 지식이 전무하다시피한 중국은행은 외국사인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와 제휴해 금융계획(FP) 전문지식과 관리에 대한 도움을 받고 있다. 중국은행은 현재 평균자산 65만5000달러 이상인 부자 100∼200명을 프라이빗 뱅킹 고객으로 관리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토종은행 가리지 않고 프라이빗 뱅킹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주요한 원인이 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은행들은 새 수익원을 발굴할 필요가 높아졌고, 그 대상으로 떠오른 게 바로 슈퍼리치라는 것이다.
JP모건 체이스의 중국 주식담당 책임자 징 울리치는 “중국 은행들 순익의 90%가 예대마진에서 나온다”며 “중국 은행들은 기업고객 대출에만 전념하는 방식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 3월 중국 당국이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조처들을 내놓음에 따라 프라이빗 뱅킹은 금융 틈새시장에서 주력 시장 가운데 하나로 떠 오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한편 저널은 아직 맹아 단계인 중국의 프라이빗 뱅킹이 얼마나 활성화될 지는 고객 자산 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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