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신용거래 규제, 금리상승, 중국 긴축,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누적 기준으로 순매도로 바뀌었고 개인 역시 순매도 우위로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수급 불균형의 강도는 시간이 지날 수록 약해지겠지만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조정장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2·4분기 실적개선 종목과 기관 순매수 종목을 중심으로 한 투자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완만한 조정장 당분간 지속
증시가 조정을 마무리하고 강세장으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고 낙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격 조정이 일정부분 진행됐다는 점에서 급격한 조정이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금까지 조정이 가파른 상승속도의 부담감, 신용거래 규제에 따른 투자심리 냉각, 외국인 매도세 등의 국내 수급약화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시장 전체적인 시각에서는 신용거래 규제의 초기 충격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조정이 진행될수록 상승속도와 밸류에이션 부담도 덜어낼 수 있고 외국인 매도도 정점은 통과한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1700선까지 조정을 받는다면 3·4분기부터 외국인의 매도세는 잦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추세적 매수로 전환하기보다는 매수와 매도세력 간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증시 조정으로 한국 증시의 PER가 낮아져 가격 매력도가 커지지 않는 한 당분간 외국인이 우리 증시에 돌아오길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뚜렷한 실적개선이 예상되고 있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조정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 최보근 연구원은 “코스피 200 종목들의 2·4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되는 실적이 집계된다면 주식시장에 이익모멘텀 효과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며 단기급등에 따른 기간 조정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실적개선 종목
최근 증시는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이동하는 과도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완만한 조정을 겪고 있어 2·4분기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올해 1·4분기 실적이 ‘턴어라운드’라면 2·4분기 실적은 ‘회복 본격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한 불안정한 현 환경에서는 당장 2·4분기 실적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며 “주가측면에서 대표적인 보험인 기업실적에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2·4분기 업종별 실적은 ‘잘나가던’ 조선, 화학, 비철금속, 기계 등 주도업종은 계속 잘나가고 그렇지 못한 IT, 통신, 자동차 업종은 계속 부진한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부증권 최 연구원도 “심리적 부담이 팽배한 현 시점에서 추가 매수를 결정하기 힘들겠지만 완만한 기간 조정에 승부를 걸고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와이즈FN에 따르면 2·4분기와 하반기에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코스피 종목들로는 동부제강, 메리츠화재해상보험, 태영건설,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삼성중공업, LG필립스LCD, 한진, 기아자동차, 금호석유화학, 삼성전기, 한진해운, S&T대우 등이다.
코스닥 종목들로는 하나로텔레콤, 파이컴, 가온미디어, 인프라웨어, 서울반도체, 엠텍비젼, 아시아나항공, 솔믹스, 키움증권, 메가스터디, 다음커뮤니케이션, 성광벤드, 하나투어, 스디프신소재 등이다.
■기관 주도 종목
향후 국내 증시 수급여력은 기관의 매수 강도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 규제로 개인 매수세를 기대하기 힘든데다 외국인도 당분간 매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점도 기관 주도 장세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이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종목들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지난 두달 동안 일정부분 개인에 의존했던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여 향후 수급동향은 기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도 “개인 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보다는 기관 선호 종목들로 전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상위 종목들은 삼성증권, LG필립스LCD, 신세계, LG전자, 하나금융지주, LG화학, 한진중공업, 우리투자증권, 고려아연, 두산중공업, 두산, 현대백화점, 대한해운, GS건설, POSCO, SK텔레콤, 기아차, 엔씨소프트 LG상사, 한화 등이다.
또 코스닥 시장에서는 다음, 서울반도체, LG텔레콤, 하나투어, 에이스디지텍, 포휴먼, 한빛소프트, 유진기업, HS바이오팜, 에스에프에이, 인탑스, 테크노세미켐, 키움증권, 팅크웨어, YTN, 성우하이텍, 화일약품, 에스디, 제이엠아이, 소리바다 등을 주로 사들였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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