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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브릭스로”―“중복투자 이제그만”



‘펀드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해외펀드 투자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지역·시기별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상승장에서야 표시가 나지 않지만 특정 나라나 지역 증시가 급격히 침체될 경우 펀드 자금 집중 현상으로 자칫 투자금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테마·섹터펀드의 상당수가 알고보면 특정 나라에 중복돼 투자되고 있어 일반인들은 ‘공통 분모’를 찾아 자금을 나라·지역·시기별로 고르게 분산하는 데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가장 대표적인 중복 투자 사례가 최근 유행을 타고 있는 브릭스펀드와 중남미(라틴)펀드다. 일례로 2005년 11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1조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슈로더브릭스주식형모’ 펀드는 기준일(6월7일) 현재 러시아 23%, 브라질 28%, 중국 31%, 인도 16%를 각각 할당해 투자한다.

또 중남미펀드 가운데 ‘삼성라틴아메리카주식’ 펀드의 경우 주요 투자대상국은 5월 말 기준으로 브라질이 58%로 가장 많고 멕시코 27.5%, 칠레 5.5%, 아르헨티나 4.1%, 페루 3.5% 등이다.

만약 투자자가 자산의 50%씩을 이들 2개 펀드에 분산 투자했다면 이는 결국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브라질 한 곳에 집중 투자한 꼴이 되는 것이다.

브릭스펀드와 동유럽펀드도 마찬가지. 동유럽펀드의 경우 브릭스에 포함되는 러시아 투자 비중이 30∼50%로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조완제 펀드애널리스트는 “브릭스펀드 투자자라면 동남아시아펀드나 선진국 비중이 많은 테마·섹터펀드에 투자해 특정 국가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펀드와 친디아(중국·인도)펀드, 글로벌이머징펀드도 특정 나라에 편중된 예다. 아시아펀드의 주요 투자대상국은 중국과 인도, 한국이 절대적이다. 글로벌이머징펀드 역시 아시아에 상당 부분 투자하고 있다. 일례로 MSCI EM(이머징마켓) 인덱스지수(5월7일 현재)의 경우 아시아 비중이 5.18%, 라틴아메리카 20.4%, 동유럽·중동·아프리카 27.8%로 각각 할당돼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섹터·테마펀드도 글로벌펀드와 특정 국가 편중 현상이 심하다.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 펀드의 경우 국가별 투자 비중은 7월5일 현재 미국이 39%로 가장 많고 프랑스(10.2%), 일본(6.6%), 스위스(6%), 네덜란드(4.3%), 독일(4.1%) 순이다.
또 ‘DWS 프리미어 에그리비즈니스 주식투자신탁’의 모펀드인 역외펀드 ‘DWS Global Agribusiness’ 펀드도 미국이 22%를 차지하고 싱가포르(7%), 홍콩(7%), 호주(7%), 독일(7%) 등에 각각 투자한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환경펀드와 물펀드, 대체에너지펀드도 특정 국가에 집중된 대표적인 중복 투자 사례”라면서 “럭셔리펀드도 미국과 유럽 비중이 높아 관련 지역 펀드를 함께 가입했다면 중복해 투자한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조동혁 본부장은 “투자자들은 펀드를 상품별로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뜯어보면 결국 전체 자산 중 특정 국가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며 “이는 결국 리스크 관리가 되지 않아 시장이 좋지 않을 경우 위험성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