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화장품, 식음료, 제과업계에서 ‘따라하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하나의 상품이 히트하면 제품 컨셉트부터 성분, 용기까지 너나할 것 없이 베끼기 경쟁에 돌입하는 바람에 유사 제품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장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무임승차라는 비난을 면하기도 어렵다.
던킨도너츠가 지난해 말 리뉴얼해 내놓은 ‘찹쌀 츄이스티’는 올 상반기 GS리테일이 국내 들여온 일본 미스터도넛의 ‘폰데링’과 맛은 몰론 모양이 유사하다. 던킨도너츠가 미스터도넛보다 먼저 출시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반대다. 미스터도넛이 일본에서 ‘폰데링’을 출시한 게 2003년 1월이기 때문이다. 던킨은 호밀 츄이스티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3년 3월 국내에 선보였고, 지난해 말 리뉴얼해 추가로 신제품 도넛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스터도넛이 지난해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던킨이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제품을 강화해 출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던킨도너츠가 올 여름 신상품으로 내놓은 ‘블루베리화이트’와 ‘스트로베리화이트’는 CJ푸드빌의 도노스튜디오 도넛과 유사하다. 둘다 천연 과일 분말을 뿌려 맛과 모양을 낸 제품이다.
배스킨라빈스의 ‘하드락 요거트’ 역시 지난해 CJ푸드빌의 콜드스톤 크리머리보다 한달가량 앞서 출시됐지만 사실은 콜드스콘이 원조다. 콜드스톤은 미국에서 섞어먹으며 펀(fun)마케팅이 강한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데 배스킨라빈스가 비슷한 컨셉트로 일부매장에서 출시한 바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도 미투 제품 경쟁은 치열하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가 지난 2005년 내놓은 ‘슬라이딩 팩트’는 휴대폰처럼 미끄러지듯 열리는 슬라이딩 방식의 용기를 활용해 인기를 끈 제품. LG생활건강은 2006년 유사한 디자인의 ‘모이스춰 팩트’를 내놨다. 또 지난 2002년 출시돼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마몽드의 ‘파우더 팩트’ 유사제품은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출시한 ‘플라워 파우더 팩트’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 3월 출시한 ‘이자녹스 선밤’이 10개월만에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자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 울트라 선블록 밤’, 코리아나화장품의 ‘엔시아 선밤’ 등이 봇물처럼 나왔다. LG생건은 지난 4월 관련 업체들에 경고장을 보내고, 상표권 보호에 나섰다.
음료와 제과시장에서는 이미 미투제품 논란이 가중된 지 오래다. 최근 음료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옥수수 수염차의 경우, 광동제약이 자사가 원조임을 강조하자 엔돌핀 F&B가 발끈하며 조만간 광동제약을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식초음료 역시 대상의 ‘마시는 홍초’가 원조지만 뒤따라 CJ의 ‘미초’, 롯데칠성의 ‘사랑초’ 등이 곧바로 출시됐다.
롯데제과의 ‘드림 카카오’와 ‘자일리톨 껌’도 대부분의 경쟁업체에서 미투제품을이 쏟아져 나오는 등 제과업계의 따라하기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확대를 위해 유사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객들에게 제품의 신선감을 떨어뜨리기 위해 유사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며 “간간이 미투제품 자제 움직임이 일긴 하지만 매번 수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