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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조명희 루이까또즈 수석디자이너



그를 처음 본 순간 묘한 분위기를 느꼈다. 양 갈래로 한 머리 스타일은 왠지 모를 동양적인 신비스러움과 몇 가지 포인터를 준 액세서리는 화려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웠다.

평범한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일이 좋아 아직 미혼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 당당하다. 루이까또즈 수석 디자이너 조명희 실장을 본 첫 느낌이다.

졸업 후 패션업체 신원과 이신우 컬렉션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한 그는 돌연 영국 유학이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무엇인가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좀 더 넓은 곳에서 새로운 문화적 충격을 체험하고 싶어 유학을 결정하게 됐죠.” 이후 영국 세인트 마틴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그는 자신의 브랜드 ‘스토리(stori)’를 론칭한다.

동양적인 ‘해학’과 ‘키치’를 접목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전개한 ‘스토리’는 현재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 세계 11개국 24개 매장에서 팔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영국 인기 매장 톱숍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Myunghee for Topshop’을 선보이며 최고의 디자이너로 평가받았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국내 루이까또즈 라이선스 업체인 태진인터네셔널이 루이까또즈 본사를 인수하며 조 실장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그는 1년에 3∼4차례 국내에서 머물며 루이까또즈 시즌별 디자이너를 총괄 지휘한다. 나머지 시간은 영국 런던에서 스토리의 시즌별 디자이너와 함께 향후 전개될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 수집으로 시간을 보낸다.

조 실장이 말하는 루이까또즈 디자인의 핵심은 ‘전통성’과 ‘오리지널리티’에 ‘모던함’과 ‘실용성’ ‘시대성’을 첨가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샤넬과 같은 철학과 역사를 가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는 요즘 들어 또 하나의 고민이 있다.


루이까또즈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남들보다 1∼2년 먼저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인 루이까또즈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미래를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그의 주요 업무다.

조 실장은 “국내에서도 100년, 200년을 지속할 수 있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shower@fnnews.com 이성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