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길의 사진은 시간창고 속의 풍경이다. 시간창고가 열렸을 때 오랫동안 기억 바깥에 버려진 시간들이 오롯하게 얼굴을 내미는 풍경이다. 시간창고의 문을 열었으나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고 슬금슬금 올라와 회상의 언저리를 감싸는 느낌을 준다. 물기를 천천히 머금은 습자지처럼 사진이 촉촉하게 다가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사진 평론가 진동선)
사진가 강영길이 서울 인사동 아트싸이드갤러리에서 ‘See the Sea’전을 22일∼9월 3일까지 펼친다.
이룰수 없었던 기억, 남해 바다, 제주바다등 깊고 깊은 푸른색으로 가득하다. 친숙하면서도 낯선 단색조의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
“존재하지 않았을 기억을 담고 싶었다”는 작가의 속내를 들어본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또 그 이유는.
△‘눈부신 외로움’. 누군가 나에게 극한의 외로움을 이미지로 보여 달라고 했을 때, 나는 이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
-‘눈부신 외로움’속에 등장한 인물은 누구인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박종률 감독이다. CF감독으로 활동하시다가(대우세계경영, BC카드, Oil뱅크 등) 최근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가.
△사진이 본래 기록성이란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나에게 사진이란 나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매개체)이다.
-사진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20살 때는 영화감독을 꿈꿨지만 사진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작품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받은 인물과 작품은.
△두말할 필요 없이 서양화가 하태임(아내)이다. 10년 전부터 아내의 작업을 옆에서 보면서 작가의 철학, 조형언어가 구체적으로 만들어져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작업의 소중함을 느꼈다.
-예술은 무엇일까.
△글쎄. 예술이란 삶의 의미를 정립해가는 일련의 행위가 아닐까.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즉흥적으로 얻는 편이다. 자연, 인간, 음악, 소설, 슬픔...등등
-사진가로 살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는.
△작가들이란. 자기만의 정서를 쫓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섬세한 감성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들. 바람의 소리, 비의 냄새와 같은 일상 속에서 감동을 느낄 때 행복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관람객들에게 주고싶은 것은.
△그저 한번쯤 쉬어갈 수 있으면 한다. 잃어버렸던 기억의 향수를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누군가의 말처럼. 전시를 해보면 알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스스로 예술가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으면 한다.
■강영길은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졸업하고 파리 e.f.e.t 예술대학에서 순수 사진전공을 했다. 그동안 2회 개인전을 열었고 서울국제사진판화전(SIPA),아트서울등 그룹전에 참여했다.주로 광고사진작업을 하고 있다.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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