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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한 틈새전략 1위 탈환 ‘열쇠’



■1등을 뛰어넘은 2등전략(김병욱 지음/좋은책만들기)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시장이 개방되고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방식의 글로벌화에 따른 큰 변화로 인해 기업들은 시장에서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상황에서도 잘 나가는 기업이 있다. CJ홈쇼핑, 신세계백화점, 김치냉장고 딤채, 하이트맥주, 락앤락, G마켓, 더페이스샵, 펩시콜라, 아시아나항공, 신한은행 등이 그 주인공들로 늘 경쟁업체에 밀려 만년 2위의 자리에 머물다가 1위 자리에 올랐거나 경쟁업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2인자의 설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1위 자리에 올라선 비결은 무엇일까. 킴스정보전략연구소 김병욱 소장이 펴낸 ‘1등을 뛰어넘은 2등전략’은 후발주자로서 무리한 확장이나 공격을 추구하기보다는 2등 고유의 틈새전략을 정착시켜 나감으로써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김 소장은 “자신만이 갖는 독점, 틈새로서의 2등전략을 통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혹은 획기적으로 향상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만 새로운 1등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유의 틈새전략으로 기존의 잘나가는 1등기업을 무너뜨리고 화려한 성공을 거둔 CJ홈쇼핑의 사례를 보자. 홈쇼핑 부문에서 후발업체인 CJ홈쇼핑은 최근 10년 가까이 부동의 1위를 지켜온 경쟁업체 GS홈쇼핑을 제치고 선두자리에 올라섰다. CJ가 업계 순위를 뒤집을 수 있었던 비결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공격적인 투자와 차별화전략의 구사에 있었다.

우선 CJ는 효율적인 발주와 배송을 위한 IT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홈쇼핑 방송의 안정적 매출과 송출기반 확보의 핵심인 SO(지역 유선방송 중계사업자) 인수에 발빠르게 움직였다. 뿐만 아니라 택배에서도 아웃소싱을 하는 대신에 계열사인 CJ GLS를 이용해 고객들에게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다시 말해 일관성있는 고객만족 경영체제로 경쟁업체 GS홈쇼핑을 누른 것이다.

밀폐용기 락앤락(Lock&Lock)으로 잘 알려진 하나코비의 사례도 놀랍다. 중소기업 하나코비는 한국형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타파웨어의 허를 찔렀다. 5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던 작은 제조회사가 6년만에 20배가 넘는 1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었어도 우수성을 제대로 알리지 못해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태반인 데 반해 하나코비는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선진마케팅기법 체험’을 통해 락앤락의 품질을 알렸다. 미국 영국 중국시장에서 잇따라 ‘1위’를 탈환한 하나코비의 성공비결은 밀폐용기가 갖는 고유제품의 기술력에다가 연구개발 투자, 고객관리 능력, 최고경영자 김준일 사장의 세계 지향적인 리더십, 그리고 한가지 품목에 매진해 ‘틈새’를 발견한 노력이 성공신화를 낳았다.

화장품업체 더페이스샵은 철저하기 ‘1등 따라하기’ 전략으로 미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고가화장품 시장에 초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거의 석권하다시피 한 미샤의 후발업체인 더페이스샵은 ‘자연주의’라는 철학을 브랜드의 컨셉에 도입해 태평양과 LG생활건강에 이어 3위로,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서만은 1위로 등극했다.


저자는 “더페이스샵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되고 깨끗한 디스플레이로 100개 매장 중 강남, 명동 등 주요 매장 안에 초록색 느티나무를 심어 회색빛 빌딩 숲, 매캐한 공기, 꽉 막힌 도로에 지친 도시인에게 대자연의 편안함과 휴식을 주는 웰빙 매장을 연출함으로써 경쟁업체를 누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후발업체는 선발업체에 비해 가격, 유통채널, 마케팅활동, 서비스, 소비자 형성 등 여러 면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위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시장에는 항상 틈새가 있기 마련이므로 이를 철저히 공략한다면 후발업체도 경쟁업체를 누르고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