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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꿈을 찾아서…정일 30회 개인전

사진=정일 속삭임 91*67

새 촛불 피아노 새장, 테이블, 왕자와 공주…. 화면은 한편의 동화같기도 하면서 몽환적이다. 거칠고 두터운 오돌톨한 마티에르는 이상하게도 꼬득꼬득한 기분이 들게한다.

서양화가 정일(49·경인교대 교수)의 작품은 행복하고 사랑스럽다. 예민하고 시적 상상력이 풍부해 그는 행복 평화 등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까지 불린다.

2004년부터 동화같은 그림을 그렸다는 그는 “그림속 이미지는 내가 어릴적 함께했던 것들이다. 그동안 우울증도 겪었고 아팠다. 편안해지고 몰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밝고 화사한 작품의 이미지들은 작가를 이해할 수 있는 코드다. 화면에 항상 등장하는 하얀새는 그의 외로움을 표현한다. 하지만 쌍둥이를 낳으면서 화면에도 하얀새가 많아졌다. 행복한 꿈꾸기속에서도 작가의 내면은 촛불로 보여진다. 흔들리듯 불타고 있는 촛불은 불안한 미래와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나타낸다.

리듬감을 불러일으키는 붓터치와 낭만적인 이미지들은 향수를 자극해 잃어버린 꿈을 찾아보게 한다.

“유화는 누수된 감정을 표현하기 좋다”는 작가는 흰색의 마술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흰색을 신비스럽고 우아하게 잘 구사한다.
신비스런 분위기는 이 색감덕분이다. 30회 개인전이 인사동 선화랑에서 24일부터 11월6일까지 열린다. 작품값은 호당 50만원이다. (02)734-0458.

/hyun@fnnews.com박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