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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시즌 볼 만한 가족 뮤지컬



아이들은 외롭다. 함께 놀아줄 엄마가 일하러 갔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출산과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1999년보다 절반이나 줄었다. 외벌이로는 먹고 살기 팍팍한데다 여성은 퇴직 후 재입사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탓에 엄마는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 가지말라고 칭얼대는 아이가 안쓰럽다. 틈만 나면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만한게 없을까 고민해본다.

그렇다면 여기 좋은 게 있다. 겨울 방학 시즌을 맞아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공연이 속속 무대에 오른다. 해외 유명 캐릭터부터 친근한 국산 캐릭터까지 고르기 나름이다.

■장난꾸러기 기차 VS 고아 소녀

기관차들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뮤지컬 ‘토마스와 친구들’은 오는 30일 서울 올림픽홀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부산 등 지방 8개 도시 투어에 나선다. 이 작품은 1945년 발표된 동화 ‘The Three Railway Engines’가 원작. 홍역에 걸린 아들을 위해 목사인 아빠 W.Awdry가 증기 기관차들의 이야기를 지어 들려준게 시작이다. 어린 시절 기차역 근처에서 자란 W.Awdry는 기관차 경적소리가 마치 기관차들의 대화같다고 느꼈고 이를 동화로 만들었다.

‘토마스와 친구들’은 1979년에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했고 그후 영화와 비디오, DVD 등으로 전세계 135개국에 진출했다. 2007년 4월 미국에서 초연됐으며 호주와 뉴질랜드를 거쳐 아시아에선 최초로 한국에 발을 디딘다.

이 작품에서 볼 만한건 뭐니 뭐니 해도 기관차다. 실제 기차 크기 4분의 3인 1톤짜리 기관차가 등장해 관객을 압도한다. 각각의 기관차들은 정교한 수작업을 통해 자유자재로 표정을 바꾼다. 작품에 등장하는 10개의 캐릭터들은 한국 배우들이 맡아 연기해 친근함을 더한다. 3만∼5만원 (02)541-3150

그런가 하면 해맑은 목소리로 어린이 관객을 사로잡는 고아 소녀가 있다. 다음달 1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애니’는 지난해의 인기를 그대로 몰아 29일까지 공연한다.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뮤지컬 ‘애니’는 고아 소녀 애니가 슬픔을 딛고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 작품의 백미는 12명의 아역배우다. 어른 배우 뺨치는 연기력과 가창력은 비슷한 나이의 어린이 관객을 유혹하기 충분하다. 16일 개막하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의 여주인공 왕브리타 역시 어릴 때 ‘애니’를 본 뒤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웠다.

올해 공연에는 지난해 주인공으로 활약한 이지민양과 뮤지컬 ‘라이온 킹’의 박도연양이 더블캐스팅됐다. 배우 전수경 역시 또 한번 고아원 원장 해니건 역을 맡아 웃음 코드를 책임진다. 3만∼5만원. (02)399-1772

■반값으로 즐기는 ‘방귀대장 뿡뿡이’‘어린이 난타’

영국에 토마스 기관차가 있다면 우리에겐 ‘방귀대장 뿡뿡이’가 있다. 다음달 7일 양재교육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방귀대장 뿡뿡이’는 직장인 엄마가 인터넷 예매시 엄마 50%, 아이 30%의 할인 혜택을 주는게 특징이다.

제작사인 PMC프로덕션은 “직장생활이 아무리 바빠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엄마 못지 않을 워킹맘을 위해 특별히 ‘워킹맘, 우리 아이 사랑하는 맘’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변신 방귀를 뀌며 몸의 크기를 자유롭게 바꾸는 뿡뿡이와 꽃방귀를 뀌는 뿡순이, 어금니속에 사는 충치균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몸속의 소화 작용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게다가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위장, 무지개가 떠있는 언덕은 십이지장 등으로 묘사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재미있게 웃고 즐기는 사이 인체의 신비를 절로 깨닫게 한다. 2만∼5만원. (02)738-8289

다름달 15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공연될 ‘어린이 난타’도 추천할만하다. 이 작품 역시 ‘워킹맘, 우리 아이 사랑하는 맘’ 이벤트를 활용하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할인폭도 엄마와 아이 모두 50%로 큰 편이다.


2001년 초연 이후 7년간 744회 공연을 거치며 60만 어린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만큼 작품 수준은 보장된다. 착한 마법사들이 요리사들의 생일 잔치 준비를 돕는다는 게 줄거리. 환상의 요리 재료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들이 마법세계로 여행을 떠나면서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만 두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관람하는 걸 감안해 공연 시작 3분전부터 관람 에티켓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도 장점이다. 3만∼5만원. (02)738-8289 ]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사진설명=사진 위부터 ‘방귀대장 뿡뿡이’,‘어린이 난타’,‘애니’,‘토마스와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