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북도당 부대변인으로 출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대변인으로 수직 상승한 여성 정치인이 있다. 바로 노선희 부대변인(48)이 그 주인공.
노 부대변인은 강승규, 박정하 부대변인과 함께 ‘노 홀리데이’를 선언한 인수위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인수위 소식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체력 하나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그다. 이 같은 체력은 경북 포항에서 중소기업을 일구면서 단련됐다.
노 부대변인은 홍익대 미대 78학번 출신이다. 건축 인테리어 회사를 다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 일본 유학을 떠났다. 이후 포항에 터를 잡은 그가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실시한 기혼여성 공채에 합격하면서 제2의 삶을 살게 됐다. 삼성건설 과장으로 입사한 그에게 웬만한 남자들도 힘들다는 부지구입과 인허가, 마케팅 등은 물론 분양소장까지 맡았다. 이 같은 그를 눈여겨본 삼성물산 경영진은 서울로 끌어오려 했고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고민을 많이 했죠. 서울 출신이지만 이미 포항은 제2의 고향이 됐기 때문에 과감히 사표를 냈습니다. 그 대신 창업을 하게 됐죠.”
그간의 경험을 밑천 삼아 ‘씨알-텍’이라는 고기능성 탄소재료 생산 부품소재 전문기업을 세웠다. 기술은 그 분야 전문가인 남편의 도움을 받았지만 판로개척은 전적으로 그의 몫이었다. 현재 종업원 30명 연매출 50억원의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키웠다.
안정을 찾아가자 포항에서 ‘여성기업인협의회’를 구성해 모임을 만들었다.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제조업 여성 최고경영자(CEO)들 모임을 통해 경영과정에서 얻은 노하우 및 정보교환, 협업 등을 추진했다.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던 그에게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들어온 것은 지난 2004년 말. 그는 경북도당 부대변인을 맡아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해에는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 경북도당 대변인을 맡아 본격적으로 대선 판에 뛰어들었다.
노 부대변인은 “경북은 박근혜 전 대표의 표밭으로 힘겨운 싸움을 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짧게는 포항지역 발전, 길게는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이 당선인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경선 직후 회사로 돌아간 그에게 경북도당은 또다시 경제본부장을 맡겼고 중앙당 선대위에서 부대변인으로 선임돼 포항과 서울, 당 대변인실과 유세현장 등을 오가며 1인 2역을 했다.
이후 인수위 부대변인으로 한 발 더 도약했다.
노 부대변인은 “긍정적, 낙천적인 성격이다. 돌아보면 정치권에 들어온 후 항상 운이 따랐다”면서 “좀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성이 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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