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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보증절차 간소화’ 이석배 신보 이사



"보증 이용 절차를 줄였다는 의미를 넘어 '갑'과 '을'의 위치를 바꿨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석배 신용보증기금 이사(55)는 신보가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신용보증 업무 절차 개편'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전에는 신보에서 보증을 받으려는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허가 서류나 재무제표 등을 일일이 준비하고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신보는 이 같은 서류제출 절차를 간소화해 신보가 해당 중소기업의 협조를 얻어 관련된 서류를 직접 정보통신(IT) 인프라를 활용해 수집하도록 절차를 개편한 것이다.

신보가 고객으로 분류하는 20여만개의 중소기업은 그만큼 업무부담이 줄 수밖에 없는 획기적 조치인 셈이다.

이 이사는 "정보통신이 발달됐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안으로는 보증도 고객입장에서 처리해야 할 서비스라는 인식을 확고하게 한 전환점으로 밖으로는 신보의 서비스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가 이처럼 IT를 이용해 보증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국내의 행정 전산망이 완성돼 있고 대부분의 시중은행과 신보의 전산시스템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이 같은 업무 절차 개편은 1단계라며 추가적인 개편도 내달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3000만원 이하의 소액 보증은 자동심사시스템 개발을 통해 신속히 보증지원하고 이미 보증을 받은 건을 연장할 때도 별 문제가 없을 때는 자동으로 연장시켜 주는 시스템을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신보가 이처럼 추가 개편까지 나선 것은 중소기업 경영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자는 의미다.

이 이사는 "실제 신용평가를 위해 현장에 나가 보면 가족 단위 혹은 1인 경영 중소기업도 숱하다"며 "보증절차를 개선해 '갑'을 하나라도 줄이는 게 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업무 절차 개편은 내부적으로 한때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고 한다.


직원들이 서류를 제출받지 않고 직접 챙겨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업무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제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이사는 "직원들과 의견 조율을 통해 업무 절차 개편을 보완한 후 시행해 이제 안착시키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3000만원짜리 신용보증을 해 준 기업이 성장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보면서 보증업무를 한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는 이 이사는 지난 1978년 신보에 입사해 서울 강남지점장, 감사실장, 대구경북지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mirror@fnnews.com김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