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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글로벌 질주] 유럽 ‘24시간 직배송’ 새기록 세운다



【루멘(벨기에)=조영신기자】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을 출발한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거침없이 달린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벨기에 농촌 모습도 잠시, 50여분을 달린 버스가 멈췄다.

브뤼셀 국제공항에서 1시간 거리, 또 세계 최대 항만 중 하나인 앤트워프항에서 70㎞가량 떨어진 루멘에 도착했다.

루멘은 현대모비스가 유럽 각 지역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마련한 곳이다.

현대모비스 유럽부품판매총괄법인(MPE:Mobis Parts Europe)은 유럽 각 국의 물류센터 물량을 조절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 유럽 허브 물류센터

현대식 3층 건물(사무동) 뒤로 부품창고가 눈에 들어온다.

유럽에 공급되는 모든 현대·기아차 사후관리(AS)용 부품은 모두 이곳의 통제를 받아야만 한다. 벨기에 MPE가 현대모비스 유럽 허브 물류센터인 셈이다.

실제 MPE는 영국 리치필드(MPE-UK)와 독일 브레나(MPE-DE), 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스웨덴 욘쇼핑(MPE-SE) 등 3개국의 물류센터 재고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류센터 내부는 겉에서 본 것과는 달리 무척 컸다.

면적은 5만2000㎡(약 1만5000평). 물류센터 내부는 마치 도서관처럼 정리정돈이 돼 있다.

MPE에 보관 중인 부품 수만 12만8000여개에 달한다.

MPE의 부품공급률(소비자가 청구한 부품 수 대비 공급자가 즉시 공급 가능한 부품의 비율)은 95%.

수요 예측이 불가능한 품목 5%를 제외하고는 모든 품목을 구비하고 있다.

이용호 MPE 총괄부장은 “벨기에는 나토군 사령부와 유럽연합(EU)본부 등이 위치한 유럽의 심장”이라며 “특히 벨기에 루멘은 반경 300㎞ 이내에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등의 국가들이 위치해 있고 반경 750㎞ 안에는 유럽 인구의 80%, 소득의 90%가 집중돼 있는 물류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딜러 직배송 체제로 전환하는 현대모비스 유럽 물류센터

현대모비스가 유럽 물류체제를 대폭 전환한다.

그동안 ‘유럽 물류센터→ 각 국의 대리점→ 각 국의 딜러’ 등 3단계로 형성된 구조를 ‘유럽 물류센터→ 각 국의 딜러’ 등 2단계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즉 딜러 직배송 체제로 전환, 보다 효율적인 물류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현재 딜러 직배송 체제로 전환, 운영되고 있는 국가는 12개국(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덴마크, 스웨덴, 영국, 아일랜드)이다.

독일 물류센터를 담당하는 노재익 MPE 부장은 “딜러 직배송체제는 기본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물량이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한 뒤 “직배송 확대는 곧 현대모비스가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물류단계 최소화는 시간과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어 소비자와 부품 공급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각 국가의 대리점들이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 부품창고가 정리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조만간 전 유럽의 물류체계가 딜러 직배송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게 현대모비스 MPE측의 설명이다.

■부품창고가 부족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 판매가 증가하면서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판매 증가는 곧 AS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부품센터의 추가 확보는 필수충분조건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스페인과 헝가리,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곳곳에 부품센터를 추가 설립키로 했다.

AS 규모가 증가한 영국의 경우 탐워스에 총 2만438㎡(6200여평) 규모의 부품센터를 신축 중이다.

기존 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차 AS에 나서기 위해 지난해 11월 착공,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강훈 MPE-UK 차장은 “올해 3000만유로를 투자, 신축 중인 새 창고가 완공되면 현대 및 기아의 부품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이후 아일랜드와 몰타, 키프로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스웨덴 MPE-SE의 경우 오는 11월 부품창고가 완공, 스웨덴과 핀란드,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반도를 중심으로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용호 MPE 부장은 “지난해 유럽에 돌아다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모두 370만대에 달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가 늘어나면서 AS 부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오는 2012년까지 스페인과 헝가리, 이탈리아, 그리스에 부품센터를 단계적으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15년까지 유럽통합시스템을 구축, 전 유럽이 시스템화될 것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fnch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