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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실용주의 경협’시대 열린다] 기고/서울재팬클럽 무라카미 마사아키 이사장



일본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지난 1990년대 후반에 일시적으로 침체됐다가 2000년대 들어 회복되고 있다. 이것은 외환 위기 이후 정부에 의한 대폭적인 외자 규제완화, 미래지향의 한·일 관계 구축 노력 등 적극적인 유치노력의 산물이다.

분야별로는 화학·비철금속·전기·운송기계 등 부품이나 소재분야가 많고 기존 진출기업의 재투자 비율이 높았다. 이미 많은 일본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있고 재투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한국은 신규 투자유치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진출한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에도 주력해야 한다.

일본기업 투자가 부품·소재 관련 분야에 많은 이유는 한국의 액정 및 반도체 관련 산업 호조 덕분에 한국 완성품 업체들로부터 발주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완성품 업체들이 해외로 생산거점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 내 부품·소재 수요가 정체되고 있다. 이는 일본 기업의 추가투자나 신규투자를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해 신규 투자유치에 눈이 가기 쉽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한국기업 자신이 해외 이전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은 3시간 이내로 가까운 거리에 있고 시차가 없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국과의 비즈니스는 이제 일본 내 지방도시와 동일한 감각으로 진행되는 면도 있다.


현재 일본 각 지방도시도 기업 유치에 힘을 쓰고 있고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일본 지방도시와 경쟁하고 있다.

이렇게 일본 내의 지방도시와 경쟁하는데 장애물을 하나라도 줄이면서 양국이 파트너로서 일체감을 강화하는 경제 연계협정 체결이 필요하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은 현재 중단되어 있지만 양국의 투자교류 확대를 촉진한다는 관점에서도 그 재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