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전자상가에는 신화적인 사람이 있다. 단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작은 점포(?)를 8년 만에 100억원대의 회사로 키워낸 큐리오전자의 이청강 대표(45·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모을 수 있는 돈 5000만원을 들고 97년 창업을 선언했지만 10일 뒤 외환위기가 터졌다. 하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사업에 대한 그리고 자신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청강 대표는 “가족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이 창업을 말렸다”며 “하지만 컴퓨터 부품 유통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직장 생활 6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에 매달렸다. 당시 회사 사장은 이 대표의 능력을 믿고 365일 영업을 할 수 있는 매장을 하나 더 만들었다. 이 대표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는 일이 너무 즐거웠다”며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소중한 경험이 나를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갖고 있는 일에 대한 철학은 ‘즐겨라’이다. 이 대표는 “일은 즐거워서 하는 것이다”며 “일이 즐겁지 않으면 힘든 시기가 왔을 때 극복할 수 없다”고 전한다.
이 대표의 일에 대한 믿음과 열정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 대표는 “최근 2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는 기업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한번쯤 겪는 과정일 뿐이다”며 “힘든 시기 역시 인생의 한 부분이다”고 말한다. 이 대표의 이런 철학은 직원들에게도 전해진다.
이 대표를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단어는 검소한 삶과 정도 경영이다. 그는 100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 대표의 명함을 갖고 있으면서 60㎡(18평) 전세에 살고 있다. 그는 돈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그가 버는 돈은 모두 회사 재투자에 들어간다.
이 대표는 “가족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더 좋은 제품으로 큐리오전자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어 스스로 떳떳해지기 위해 일을 한다”고 말했다. 검소한 삶이 몸에 밴 이 대표는 4년 전에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차를 바꿨다. 그 전까지는 화물도 실을 수 있는 큰 차를 타고 다녔다.
또한 그는 거짓말을 가장 싫어한다.
이 대표는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인간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은 언젠가는 큰 화로 되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그는 금융권에 자금 부탁을 하러 가도 경영상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한다. 이 대표는 “실수를 인정하고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된다”며 “과거보다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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