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를 겪은 충남 태안 주민들은 정부와 사고를 일으킨 사고회사에 대해 높은 불신감을 갖고 있는 반면 자원봉사자들은 크게 신뢰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환경연구소와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21일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태안사고, 그 이후를 모색하다’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열고 지난 2월 20세 이상 태안군 주민 464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태안 주민중 정부를 신뢰한다는 대답은 전체의 20.3%, 사고회사 측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7%에 불과했다.
특히 2006년 설문조사결과(종합사회조사) 대기업에 대한 신뢰도(74.5%)가 기름 유출 사고 이후(5.7%) 급락한 것으로 조사돼 “사고가 태안 주민들에게 대기업에 대한 불신을 크게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고 조사를 진행한 이시재 교수는 설명했다.
또 지자체에 대한 신뢰도도 사고전(57.6%)에 비해 사고후(23.7%)에는 크게 낮아졌다.
연구소 관계자는 “배상처리의 지연, 뒤늦은 방제작업, 사고사측의 사과가 늦은 점 등이 주민들에게 큰 배신감을 느끼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태안주민들은 ‘자원봉사자들을 믿는다’(88.9%) ‘국민의 지원과 관심을 신뢰한다’(49.1%)는 등 국민적 관심에 대해서는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태안 주민들 절반이상(59.1%)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으며 약복용이 늘었다(45.8%)고 답한 응답자도 많아 기름유출 사고가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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