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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 철강생산 현장을 가다] ① 현대제철 인천공장



1953년 창립한 현대제철은 국가 기간산업의 기초를 튼실히 하는 한편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경영혁신 활동을 통해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특히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혁신으로 저수익성 제품 비중을 과감히 축소, 고수익성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현대제철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완공은 단순히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을 넘어 지속적인 철강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이를 통해 자동차, 조선 등 철강 수요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기여해 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세계를 주도하는 초우량 철강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현대제철의 인천, 당진, 경북 포항공장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친환경 공장, 현대제철 인천공장.’

최근 들어 원유와 곡물을 비롯해 철광석과 석탄, 철스크랩(고철)에 이르는 각종 철강 원자재까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자원민족주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자원 재활용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광물의 채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각종 생태계 파괴행위까지 고려한다면 자원 재활용이야말로 생태계 보전과 자원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철스크랩을 재활용하는 업체로 시작해 세계 제2위의 전기로 제강업체로 성장한 현대제철. 그 가운데서도 자원 재활용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인천공장은 친환경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철스크랩에 새 생명, 친환경 경영 산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지난 1953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유일한 자원이었던 철스크랩을 활용하기 위해 대한중공업공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철강업체다. 하지만 ‘최장수’ 철강업체라는 명예보다 55년간 버려진 자원인 철스크랩을 재활용해 철근, H형강 등 건설자재를 생산·공급함으로써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졌다는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철은 한 번 사용하고 나면 효용가치가 다하는 다른 건축자재와 달리 수명이 다해도 철스크랩으로 회수, 90% 이상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재생산된 철도 수명을 다하면 다시 철스크랩으로 회수되는데 한 번 생산된 철 1톤은 ‘생산→소비→회수→재생산’ 과정을 40여 차례 이상 반복하며 누적사용량이 10t을 넘게 된다. 사용 후 40여 차례의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흔 번의 녹슬지 않는 생명력을 지닌 자원’으로 불릴 만하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이처럼 원료 자체가 갖는 친환경성뿐만 아니라 철강제품의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공업용수로 하수를 100% 재처리해 사용하고 제강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슬래그(Slag)를 도로포장용 골재로 활용하는 등 공정 곳곳에 다양한 친환경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특히 2002년 75억원을 투자해 연간 500만t의 공업용수 정화설비를 갖추고 가좌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물을 재처리해 사용하고 있다. 500만t의 물은 인천 시민 9만명이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런 하수 재활용 과정에서 현대제철은 연간 34억원의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이 설비 가동으로 물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인근 고지대 주민들이 상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되는 등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게 됐다. 또한 바다로 흘려보내는 물이 없어 바닷가 공장인데도 갯벌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

■폐자원 재활용해 산업경쟁력 강화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제강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잘게 부수어 100% 도로용 골재로 재활용한다.

현대제철에서 재활용되는 슬래그는 연간 150만t으로 66㎡(20평) 아파트를 짓는 데 약 54t의 골재가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매년 2만8000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데 소요되는 골재소요량의 대체가 가능하다.

골재자원이 산림 파괴를 통해 생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슬래그를 골재 대체재로 사용한다는 것은 그 양에 해당하는 만큼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폐자원인 철스크랩을 원료로 사용 △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공장 용수로 하수를 정화해 사용 △부산물인 슬래그를 골재 대체재로 사용 등을 통해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원민족주의가 날로 거세지는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