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제를 어떻게 키워주신 어머니인데 이렇게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어요.”
주적상면대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전인택씨(22)의 말이다.
그가 7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게 된 것은 다름 아니라 어머니 김수옥씨(47)를 위해서다.
남편을 일찍 떠나보낸 김씨는 넉넉지 못한 형편에서 두 아들 인택·의택씨(21·전북대 원예학과 2년) 형제를 키우느라 온갖 고생을 다한 어머니의 은혜를 갚기 위해 그는 기꺼이 수술대에 올랐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씩씩하고 의젓하게 자란 두 아들이 군대와 대학을 마치면 어머니의 어깨에 놓인 짐을 덜고 제대로 된 효도를 해야겠다고 다짐할 무렵 이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김씨가 급성 간경화로 이미 간의 상당 부분이 손상된 것.
동생 의택씨는 “이제 어머니를 쉬게 해드리고 편하게 모시기만 하면 되는데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며 “그동안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집에도 자주 못 찾아갔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려고 사방으로 방도를 찾던 두 아들은 어머니 김씨가 병원에 입원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자 더욱 다급해졌다.
뇌사자의 간 기증을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웠던 이들 형제는 서로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을 주겠다고 다투기까지 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결국 형 인택씨가 아직 학교를 다니는 동생을 배려해 휴가 기간에 검사를 받았고 간을 기증키로 했다.
현재 어머니에게 간을 떼 주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인택씨는 조만간 군 병원으로 옮겨 요양을 취한 뒤 의가사 제대할 예정이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이들의 근심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8000여만원에 달하는 수술비와 입원비 이후에도 매달 100만원 이상씩 들어갈 약값을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기만 하기 때문.
이들 모자를 지켜봐 온 신철순 목사 부부는 “어머니도 정말 성실한 사람이고 아들들도 효심이 깊은 사람인데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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