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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기관 매물 소화-외국인 매수세도 기대난



지난주 한주간 상승했던 증시가 이번주는 내내 하락세를 이어갔다.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수급까지 꼬이면서 코스피 지수는 1820선까지 내려앉았다.

매수세로 돌아서는 듯했던 외국인들도 고유가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다. 기관이 내놓고 있는 매물을 개인투자자들의 받아냈지만 상승 동력은 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은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9345억원 순매도로 1조원 가까이 팔아치운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085억원, 4248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방어했다.

■기관, 매도 우위 이어갈 것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2828억원 순매도로 엿새째 매도 행진을 지속했다. 이런 기관의 팔자세는 증시를 어둡게 보기보다 자체 수급적인 측면때문이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정체되는데 반해 매수차익잔고(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향후 되팔 물량)는 가득 차있는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책임연구원은 “기관이 최근 프로그램 매물을 위주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다음달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매물을 받아주기 보다 시장에서 소화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피 지수가 1900선 가까이까지 등반하면서 기관의 실탄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둔화됐다. 오히려 환매를 걱정하는 때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기관의 매매 동향을 좌우하는 투신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정체되면서 매수여력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 “공격적인 매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매도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기관의 매수 공백을 채워준 것은 개인들이었다. 이번주 조정장에서만 1조원이 넘게 사들였다. 그러나 지난해 활황때처럼 투자심리가 호전됐다기 보다 주가가 빠질 때 사들이고, 오를 때 차익실현을 하는 ‘개미’들의 전형적인 패턴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외국인, 美 증시따라 오락가락

외국인들은 지난주 지수를 1900선 근처로 끌어올리는데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다시 ‘바이코리아’에 나서는 것은 아닌지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그러나 이번주 행보는 미국 증시에 따라 오락가락했다.

여전히 외국인들 매매는 글로벌 증시에 따라 움직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영증권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 전망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외국인들은 철저히 미국 등 해외 변수에 따라 매매한다”며 “매수로 방향을 돌리지는 못했지만 이전과 같은 공격적인 매도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 조정을 불러왔던 유가 급등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외국인의 매수 행진은 단기적으로 주춤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적극적으로 나타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hug@fnnews.com 안상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