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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시장 ‘한류 바람’ 분다] 금호건설,베트남 호찌민 아시아나플라자



【호찌민(베트남)=박현주기자】 베트남의 경제수도인 호찌민시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시내 곳곳에는 하루가 다르게 하늘을 찌르는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다.

호찌민 시내 최고 번화가인 동코이 거리에는 루이뷔통, 구치 등의 세계 명품가게들이 줄줄이 들어서 현지 상류층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건립됐다는 노트르담 성당과 중앙우체국이 네오-로마네스크 양식의 웅장함을 자랑한다면 호찌민의 현대 건축물은 바로 ‘한류’가 이끌고 있다. 동코이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레주앙거리에 우뚝솟아 있는 ‘다이아몬드 플라자’는 2000년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것으로 호찌민시의 랜드마크 빌딩이다. 백화점과 오피스로 구성된 20층짜리 빌딩으로 호찌민에서 아름다운 현대식 건축물로 꼽힌다. 코트라 대한항공, 아사아나항공 등 한국기업과 외국기업이 입주해 있다.

호찌민 중심업무지역에 위치해 있는 이곳의 월 임대료는 1㎡당 80달러 선이다. 100㎡ 사무실의 경우 월 임대료만 800만원 이상이다. 지난해보다 최고 50%이상 급등, 최근엔 1500~2000달러까지 호가하지만 대기수요가 꾸준해 추가하락은 없을 것이란게 현지 건설업체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 곳에는 ‘한류’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 빌딩이 들어서고 있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 호찌민 랜드마크 탄생예고

서울로 치면 광화문에 해당하는 호찌민시의 레주앙 중심지역에 노트르담 성당의 높이를 넘어선 가운데 공사가 한창인 시멘트 골조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에는 ‘Kumho Asiana(금호아시아나)’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다. 금호건설이 2006년 10월 착공해 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35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도 대형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착공된 지 이제 1년이 조금 지났는데 호찌민시에서 ‘Kumho’라는 기업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 현장은 유명해졌다. 현지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화려한 펜스디자인과 요지에 탄생할 랜드마크 건물이라는 점이 금호아시아나플라자의 유명세를 타게 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아파트와 호텔, 오피스 등 3개동에 최고 31층 규모의 복합단지로 현재 3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17층, 호텔 13층, 오피스텔 16층까지 각각 올라간 상태에서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31층에 연면적은 15만㎡ 규모로 아파트 260가구와 호텔 305실, 오피스 및 상가 등으로 구성되며 2009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2억2500만달러에 달한다.

아파트는 호텔식으로 운영되는 레지던스 주거시설이며 내부에 수영장 등이 들어선다. 외관은 현대식 유리와 금속패널로 시공한다. 이 아파트는 호텔과 함께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인터컨티넨탈이 운영을 맡는다. 지난해 9월 IHG와 운영계약을 체결하며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손을 잡았다. 호텔과 레지던스 아파트 2개동이 최고급 호텔 ‘인터컨티넨탈아시아나 사이공’으로 들어서게 된다.

건물 내외 인테리어는 초현대식 설계이며 유리와 금속패널 등 베트남에서 보기드문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한다.

■베트남 첫 100% 외국법인 출자로 건설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금호건설에는 특별한 사업이다. 국내 건설사업에만 치중해 왔던 금호건설이 1984년 사우디아라비아 부레이야 급수탕 공사 이후 22년 만에 추진하는 첫 해외공사이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단순히 금호건설의 사업진출이라는 측면 외에도 국내건설업체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베트남 정부와의 협상 끝에 금호아시아나의 단독 외국인 출자법인 승인을 받게 된 것. 베트남은 통상 외국기업들이 베트남 정부와 공동(조인트벤처)으로 사업을 하는 것과 달리 이 사업은 금호건설이 100% 단독 출자해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벌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를 설득, 지난해 6월 변경 출자전환 승인을 받아내고 기존 35대 65의 조인트벤처 방식에서 금호측의 100% 투자형태로 사업구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1996년부터 추진됐으나 외환위기 등을 거치며 프로젝트 진행이 중단됐다가 10년여 만에 사업이 재개된 것이다. 베트남은 국내와는 달리 건축승인을 받기 위한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해외업체가 건설사업에 성공적으로 착수하기가 쉽지 않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1997년 금융위기로 반납했던 프로젝트를 베트남 정부가 다시 한국기업에 넘겨주고 100% 외국법인으로까지 승인해 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금호건설 조창현 과장은 “베트남은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가 쏟아져 들어와 주택은 물론 사무실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지난해보다 사무실 임대료가 20% 이상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금호아시아나플라자의 아파트와 오피스, 상가 등은 일반인에 분양하지 않고 별도 법인에 맡겨 모두 임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건설 측은 “이 사업의 경우 싼값에 부지를 확보한 데다 최근 호찌민에서 사무실 등의 임대수요가 넘치는 상황이어서 충분히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사진설명=금호건설이 베트남 호찌민 중심부인 레주앙거리에 건설 중인 주거·상업·업무 복합단지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이 복합단지는 현재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2009년 10월 완공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