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800 붕괴…객장 스케치)
“신정부 초기만해도 끝도 없이 오를 것 같았는데….”
22일 대신증권 객장에서 만난 최상필(63세)씨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퇴임 후 소일거리로 용돈벌이나 하자고 시작한 주식투자가 근심만 더해주고 있기 때문.
특히 ‘경제 살리기’에 나선다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국내 증권시장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유가와 환율, 미국 경제불안 등 대외적 악재 속에 국내 주식시장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신뢰성이 바닥을 찍은 코스닥시장은 물론 이제는 코스피시장까지도 믿을 수가없다”며 “‘확실히 경제만은 살려놓는다’는 현 정부의 말만 믿고 팔지 않고 투자했는데 손해만 봤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장중에 배럴당 사상 최고가인 139.12달러까지 치솟는 등 국제 유가 급등발 악재로 국내 증기사 꽁꽁 얼어붙고 있다.
“올해 유가가 150달러를 돌파한다”는 골드만삭스의 전망 속에 유가괴담마저 떠돌고 있는 상황.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는 유가로 국내 증시는 한랭전선에 휩싸이며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객장에도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투자자들의 한숨소리만 가득하다. 한창 분주해야 할 객장은 유가 급등발 충격으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겨 고즈넉하기만 했다.
객장을 찾은 몇몇 투자자들도 증시하락에 대한 실망감에 표정이 어두웠다. 특히 향후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감에 휩싸인 듯 침묵으로 일관했다.
직원들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며 조용히 객장 눈치만 살폈다.
현대증권 영업부 임복규 차장은 “유가 및 환율 급등, 미국 경기 침체 등 국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재료가 쏟아져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상담전화는 급격히 줄고 또 그나마도 매도시기를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영업부 오진승 차장은 “상승세를 나타내던 국내 증시가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한 것 같다”며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향후 추가 하락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밝혔다. /always@fnnews.com안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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