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나귀 타고 미술숲을 거닐다(이원복/이가서)
수천 년 세월을 거슬러 변치 않는 모습과 감동으로 우리 앞에선 신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신암의 비너스’로 불리는 신석기시대 ‘여인상’에서부터 만주 벌판을 치달리던 굳건한 고구려 청년, 백제 젊은이의 해맑은 미소와 마음씨, 민족 통일을 앞둔 신라 젊은이의 힘찬 기상, 학문과 예술 분야에서 세련된 고려의 귀족, 소박함과 청빈을 이상으로 삼았던 조선 선비와의 만남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1만9800원.
■남편사용설명서(이병준/영진닷컴)
아내들은 결혼 후 남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카메라나 컴퓨터를 살 때 따라다니는 사용설명서 처럼 남편사용설명서가 있다면 이 같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이 책은 부부 사이의 갈등과 관계회복을 위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담고 있는 사랑매뉴얼북이다. 오랫동안 부부상담을 해온 저자는 심리적 요인 등 실질적인 문제의 분석을 통해 문제를 설명하고 효과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1만원.
■그린베레(로빈 무어/플래닛미디어)
민간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특수부대 인증과정을 통과한 저자는 구경꾼이 아닌 함께 호흡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사실성을 바탕으로 상처 입은 기억속의 전쟁, 베트남의 잔상과 정글 속의 숨겨진 전사들의 활약을 소개한다. 베트남전의 참상을 미국 사회에 폭로하고 미 육군의 치부를 이렇게 여실히 드러낸 책은 없다는 평가다. 전우애, 휴머니즘, 허무와 공포, 한심한 군의 명령, 오만한 미국에 대한 경고 등의 관점에서 저자는 베트남 전쟁의 실체를 해부하고 있다. 1만9500원.
■세계지리 오디세이(장서우밍 외/일빛)
기원전 3000년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을 일주한 페니키아인에서부터 20세기 초반의 양 극지 탐험에 이르기까지 5000년에 걸친 방대한 탐험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내 눈 앞에 보이는, 내가 알고 있는 장소를 떠나 미지의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는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인물이나 장소나 지도 제작이 중심이 아닌, 수십 차례에 걸친 지리탐험과 발견 사건을 다루고 있다. 2만3000원.
■수백 가지 악마의 얼굴(로라 워드 외/안티쿠스)
예술가들은 수세기에 걸쳐 악의 존재에 얼굴을 부여해왔다. 초기 기독교부터 오늘날까지 사탄과 그 수하인 악마에 대한 상징성을 나타내거나 종교적인 이야기를 형상화해온 것이다. 이 책은 회화, 석판화, 필사본, 에칭, 조각 등 각종 작품 속 악마들의 얼굴을 추적하고 있다. 천국의 빛나는 천사인 루시퍼가 어떻게 악마군대의 우두머리가 되었는지, 악마는 인간을 어떻게 유혹하는지, 악마의 장소인 지옥의 광경, 신에 대적하는 악마, 그리고 악마의 최후를 담은 풍부한 도판 자료들과 설명은 우리를 매력적인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1만8000원.
■공습(요시다 도시히로/휴머니스트)
20세기에 들어와 본격화된 공습의 역사를 통해 20세기의 야만과 폭력을 고발한다. 저자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격차에 주목한다. 공습을 가하는 조종사와 공습을 당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공간이라는 거리가 있다. 이와 함께 적을 비인간적으로밖에 볼 수 없는 가해자와, 아픔이나 마음의 상처를 가해자에게 알릴 길이 없는 피해자 사이의 심리적 격차도 존재한다. 저자는 피해자가 흘린 피와 고통에 대한 무감각, 무관심을 불러오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나간다. 1만5000원.
■로드(코맥 매카시/문학동네)
대재앙 이후 지구를 배경으로 길을 떠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 지구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명은 파괴되었고 지구의 거의 모든 생명은 멸종했다.
불에 탄 세상은 온통 재로 뒤덮였고, 하늘 가득 떠도는 재에 가려 태양도 보이지 않고 한낮에도 뿌연 빛만이 떠돌아 다닌다. 무채색의 황폐하고 고요한 땅, 신은 사라지고 신을 열렬히 찬미하던 이들도 사라진 땅, 그곳에 아버지와 아들이 길을 걷는다. 각종 언론에서 '올해의 소설'로 선정할 만큼 열광과 환호를 받은 작품이다.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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