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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12시)"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무조건 업무상배임 안돼"..대법 첫 판결


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 임직원이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 대출한 것만으로는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대법원은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을 해줬을 경우 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이 다른 회원들에게 정당하게 대출할 자금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결과가 되기 때문에 대출금 회수가능 여부나 담보의 적정 여부에 관계없이 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에 재산적 손해를 입게 한 것이라며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했었다.

대법원 전원합의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20일 전 A새마을금고 이사장 조모씨 등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다른 회원들에 대한 대출을 직접적으로 곤란하게 해 새마을금고의 적정한 자산운용에 심각한 장애 초래 등 어떠한 위험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이라는 임무위배에 더해 대출 당시 대출채무자의 재무상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 등에 비춰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대출채권 회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새마을금고의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규정은 새마을금고 자체의 적정한 운영을 위해 마련된 것이지, 대출채무자의 신용도를 평가해 대출채권의 회수가능성을 직접적으로 고려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고현철, 김황식, 김능환, 차한성 대법관은 별개의견에서 “새마을금고 임직원이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해 대출했다면 이는 새마을금고에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경우에 해당,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고 다만 그 재산상 손해는 가액을 산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A새마을금고 이사장 조씨 등은 유모씨에게 동일인 대출한도 2억원을 초과해 3억2000만원을 대출해 주는 등 90회에 걸쳐 25명에게 91억여원의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을 해주는 등 새마을금고에 재산적 손해를 입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한편 대법원 전원재판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도 이날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J신용협동조합 이사장에 대해 같은 이유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