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인연대(GOAL)가 올해로 창립 10돌을 맞았다. GOAL은 한국을 방문하거나 거주하려는 해외입양인을 돕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스위스 입양아 출신의 김대원씨(41)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서교동 GOAL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GOAL이 올해로 10돌을 맞았는데 어떤 행사를 준비하고 있나.
▲오는 8월 1일부터 3일간 ‘입양아, 입양인으로 한국에 서다’라는 주제로 창립 10주년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해외입양 문제에 관한 세미나와 워크숍, 10주년 기념 공연, 사진전 등으로 이뤄진다. 특히 ‘우리의 공간, 6개의 시선’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사진전은 킴 슈벨링 등 6명의 입양아 출신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해외입양인들의 초상을 보여주게 된다. 또 올해 행사는 입양인들만 참석했던 예년과 달리 누구나 참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가족’의 의미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했다.
―가족 찾기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어떤 성과를 얻고 있나.
▲한 해 GOAL을 찾는 해외입양인은 약 1500명에 달한다. 이중 10% 미만의 입양인이 친부모와 상봉한다. 해외입양인들이 가족을 찾고 싶어도 한국의 제도를 전혀 모르는 데다 문화적 차이, 언어 소통의 문제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GOAL은 한국에 먼저 들어온 ‘선배’ 입장에서 그들을 돕고 있다.
―정부가 해외입양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우선 입양인들의 위한 공간이나 센터가 필요하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센터 같은 것은 있지만 해외입양인들을 위한 시설은 전무하다. 해외입양인들이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어디서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하나는 이중 국적 허용에 관한 것이다. 해외입양인들은 국내에 정착하고 싶어도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국내법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입양인들이 외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것은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다. 국내법에 따르면 한국 국적을 취득할 땐 외국 국적을 버려야 하는데 해외입양인들은 그들의 양부모가 있는 나라의 국적을 버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해외입양인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해외입양인은 입양 국가의 수많은 언어와 문화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코리안’이다. 이들을 통해 한국은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고 해외입양인들은 한국을 입양국가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한류’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데 해외입양인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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