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밀폐용기 시장에 때아닌 '강화유리 밀폐용기로 인한 안전성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밀폐용기 시장은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거쳐 유리 밀폐용기로 이어지면서 시장 성장이 계속되어 왔으나 최근 강화유리 밀폐용기의 자폭, 비산 등의 사고로 인한 안전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유리 밀폐용기가 이전 플라스틱과 차별화를 주는 요소는 바로 유리다. 유리는 내용물이 보이는 등 투명하고 깔끔하지만 자칫 깨진다면 유리 밀폐용기는 '재앙'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
특히 자동차·콜라병 등에 원재료로 사용되는 유리를 식기 재료로 탈바꿈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재료는 강화유리인데 바로 이 강화유리의 비산, 자폭 성향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화유리 '압축응력' 해제로 폭발 가능성
현재 대부분의 유리 밀폐용기는 일반유리가 아닌 강화유리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소다석회로 만든 일반유리의 표면을 기계적으로 급랭시키면 표면이 꽉 뭉치는 이른바 '압축응력'을 생성, 강도를 높이는 작업을 거친다. 이 작업을 거쳐 생산되는 제품이 바로 강화(强化)유리다. 강화유리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일반유리보다 강도가 3∼10배가량 높다.
유리 밀폐용기는 전자레인지 사용, 중탕 등 매우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된다. 또한 유통과정에서 제품끼리 부딪혀 미세한 긁힘이 생길 수 있다. 이때 강화유리는 양쪽 표면에 온도차가 발생하면 한쪽은 팽창하려하고 반대쪽은 덜 팽창하려는 힘의 불균형이 생기고 만일 팽창하려는 쪽에 긁힘(스크래치)이 있다면 미세균열이 생겨 폭발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문제는 폭발할 때 강화유리 표면에 형성된 '압축응력'이 급격히 해제되면 일반 유리와 달리 폭발하거나 파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충격에 의해 몇 조각으로 부서지는 일반유리와 달리 강화유리는 표면의 뭉쳤던 응력이 해제되면서 강하게 폭발해 '비산'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강화유리로 인한 사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신동욱 교수는 "폭발 확률은 100만분의 1정도로 높은 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 강화유리 성질상 자폭과 비산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며 강화유리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소비자원 "강화유리 파열시 비산 심해"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05년 발간한 '유리식기 안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유리는 일반유리, 강화유리, 내열유리로 나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화유리는 판유리, 컵, 냄비뚜껑 등에 주로 사용되는 반면 접시나 식기 등 손에 쉽게 닿는 물건에 대해서는 일반유리나 내열유리를 권장하고 있다. 강화유리가 깨질 수 있는 성질이 높기 때문이다.
내열유리는 열에 강한 성질이 있는 붕규산유리로 만들며 열에 의한 변형 가능성인 열팽창 계수가 낮아 열에 강한 특성을 보인다. 가격은 강화유리보다 50%가량 비싸지만 식기로 만들 경우 불에 직접 닿거나 오븐에도 사용이 가능하며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도 잘 견딘다.
하지만 물리적 충격에 대한 강도는 강화유리보다 높지 않다.
가정에서 널리 쓰이며 안전성이 생명인 유리 식기에 내열유리 사용을 권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보고서에서 "유리가 그동안은 식탁 덮개·접시에만 사용되다가 최근엔 그릇·냄비 등 손에 직접 닿는 데까지 확장되면서 내열성과 내구성이 강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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