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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잃은 시중자금,MMF 대이동



증시 약세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이 계속되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 자금들이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고 있다.

이달 들어 몸집을 크게 부풀리고 있는 MMF 시장 규모는 어느새 80조원대 벽을 돌파했다. 지금과 같은 증가 추세라면 역대 최대 규모였던 84조원대도 단숨에 뛰어넘을 태세다.

16일 자산운용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MMF 수탁고는 80조47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MMF 수탁고는 72조1080억원(4일)→74조9910억원(7일)→75조7540억원(8일)→76조5140억원(9일)→77조4030억원(10일)→79조7680억원(11일)을 각각 기록하는 등 매일 1조원 가까운 돈이 유입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MMF 수탁고는 70조8890억원 수준에 머물렀었다. 그러다 7월 들어 10거래일 만에 9조5820억원이 늘어나는 등 MMF가 시중 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CS자산운용 MMF운용팀 박경식 수석은 “은행을 비롯한 기관들이 초단기자금을 콜 시장보다 유리한 MMF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며 “증시가 조정을 받은 2월 이후부터 대기자금 성격의 개인자금도 MMF에 조금씩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루에 1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오는 지금의 속도라면 MMF시장 규모는 역대 최고치였던 2005년 8월 18일 당시의 84조980억원도 거뜬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MMF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증시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동시에 올 들어 MMF가 타 상품 대비 꽤 짭짤한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MMF 수익률은 2.76%를 기록했다. 이는 채권형펀드 평균수익률 2.1%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특히 국내 주식형펀드는 증시 폭락으로 이 기간 -17.55%의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1년 수익률 기준으로는 개인용이 연 4.97%에 이르고 특히 법인MMF는 보수가 저렴해 연 5.31%의 성과를 보여 주는 등 매력도가 뛰어난 것도 자금 유입세를 더욱 가파르게 하고 있다.

KB자산운용 박경락 전무는 “지금과 같은 증시 침체기에 소나기를 피해 갈 만한 상품으로 MMF만한 것이 없다”며 “증시가 뚜렷한 상승세를 타기 전까지 MMF로의 자금 유입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개별 운용사 가운데는 14일 현재 삼성투신이 MMF만 18조250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하고 있고 KB자산운용(9조9910억원), 하나UBS자산운용(8조1970억원), 우리CS자산운용(6조6970억원) 등의 순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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