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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게임,음식과 사랑에 빠지다


(되도록 삽화가 나을 듯 합니다...17일자 화상에 3장 올렸습니다만 사진이 안 좋습니다)

김치와 인삼을 먹으면 힘이 세지고 더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다. 몇 년 후가 아니라 먹은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 물론 현실이 아닌 게임 얘기다.

지난 15일 aT(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윤장배)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한국 농산품 홍보를 위해 김치와 인삼을 일본에서 서비스중인 온라인 게임 ‘리니지 2’의 콘텐츠로 만들기로 했다. 김치와 인삼을 게임 속 이용자들의 소비 아이템으로 만들어, 사용할 때마다 캐릭터의 능력이 크게 높아지도록 하는 효과를 통해 먹거리 본연의 기능을 이용자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산이다.

먹거리들이 게임 속으로 화려한 외출을 나섰다. CJ인터넷-제일제당 맛밤, 넥슨-코카콜라, 구름인터렉티브-샤니, NHN-오리온 등 온라인 게임업체와 식음료 업체들이 제휴, 게임 속 먹거리를 이용해 공동 마케팅 전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콜라 수류탄 던지고…맛밤 모자 씌우고…

이제 먹거리는 게임 속에서 더 이상 단순한 배경이나 그림 파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몇몇 게임에서는 제휴 업체의 식품을 게임 내 아이템으로 적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콜라를 수류탄처럼 적에게 던지기도 하고, 캐릭터에 거대한 밤톨 모양의 모자를 씌운다. 김치와 인삼을 먹으며 캐릭터의 능력을 올리기도 한다. 먹거리들이 게임 속에서 유용한 아이템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CJ인터넷(대표 정영종)의 캐주얼 게임 ‘야채부락리’는 이처럼 먹거리를 이용한 변신 캐릭터를 발빠르게 게임 안에 선보인 바 있다. CJ제일제당(대표이사 김진수)과 제휴해 게임 속에 삽입한 ‘맛밤’ 아이템를 먹으면 이동 속도, 공격 속도, 먹는 속도가 모두 증가하며, 캐릭터가 맛밤 모자를 쓴 ‘슈퍼 쿵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코카콜라도 게임 속에서 사용된 적이 있다. 무려 ‘폭탄’으로 말이다. 넥슨(대표 권준모)이 지난 6월 한국 코카콜라와 진행한 공동 마케팅에서 이용자들은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로고가 새겨진 콜라캔을 구매해 얻은 코크 아이템을 게임 속에서 ‘연막탄’ 대용으로 사용됐다. 연막탄이란 자신의 모습이 안 보이도록 연기를 뿜어내는 폭탄을 말한다.

게임 아이템이나 쿠폰 등을 제공하는 전통적 마케팅 활동도 뜨겁다.

구름인터렉티브(대표 박영수)는 샤니와 공동 마케팅에 대한 제휴를 맺고 케로로 빵을 구입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게임 ‘케로로파이터’의 게임머니를 증정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도 ‘오리온 투니스’ 안에 들어있는 행운번호를 입력하면 게임 아이템을 증정한다. 윈디소프트(대표 백칠현) 역시 ‘크라운 못말리는 신짱’을 구매하는 이용자들에게 소울루츠 3일권, 강철부채 3일권 등 아이템을 지급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제품 판매 촉진-게임 몰입도 향상 ‘윈윈’

이처럼 먹거리들이 게임과 ‘공동 전선’을 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윈윈 관계이기 때문이다.

먹거리를 만드는 식품업체에서는 게임 이용자들의 주 연령대인 10대∼20대의 시선을 끄는 동시에 제품 판매를 촉진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사와 별개로 마케팅하는 것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게임사들 역시 여름방학 성수기를 맞아 또 다른 방식으로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환영을 표하고 있다.
김동희 CJ인터넷 이사는 “식품업계를 비롯한 오프라인 업체와 진행하는 프로모션 행사는 서로의 타겟과 목표가 분명해 단기간을 진행해도 마케팅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게임 이용자들도 자신들이 즐겨 먹는 제품을 통해 게임 내 혜택까지 누리기에 손해볼 것 없다는 반응들이다. ‘sapi95’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이용자는 “원래 사려던 먹거리로 아이템까지 받는다고 치면 ‘덤’같은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면서 “(먹거리와 제휴한) 이런 이벤트가 자주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fxman@fnnews.com백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