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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책로] 홀 가장자리서 떨어지지 않을때..



골프를 하다보면 퍼트한 볼이 홀 가장자리에 멈추어 홀로 떨어지지 않은 황당한 경우를 경험한 적이 한두 차례 있을 것이다.

골프가 스포츠로 자리 잡아 가면서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해지자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1899년에 가서야 비로소 규칙으로 이에 대한 공식적인 표현을 내놓았다. 그 후 1964년 규칙에서는 “볼의 일부가 홀 가장자리 위에 걸쳐 있는 경우 볼의 소유주가 그 볼의 정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수초(數秒)간 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볼이 홀 안으로 떨어지는 대기 시간을 명확하게 두지 않아 논란의 소지를 여전히 남겼다. 그러다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1984년에 규칙을 개편 할 때 비로소 이 대기 시간을 ‘10초간’ 이라고 명시했으며 10초 후에 볼이 떨어져 들어간 경우에 매치 플레이(match play)에서는 그 홀에서 진 것이고 스트로크 플레이(stroke play)에서는 2벌타가 주어졌다.

실제로 1985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US오픈에서 데니스 왓슨이 이러한 경우를 경험했는데 그는 ‘10초’가 아닌 ‘30초’를 기다렸고 결국 볼은 홀안으로 떨어졌다. 10초를 초과한 왓슨이 2벌타를 받은 것은 당연. 그리고 그는 그것이 빌미가 돼 결국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이 가혹한(?) 사건 뒤에 이 규칙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다가 1988년에 규칙이 개정되어 현재는 2벌타가 1벌타로 완화돼 적용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10초’는 플레이어는 부당한 지연 없이 홀까지 가서 그 때부터 볼이 정지해 있는가 아닌가를 확정하는데 허용되는 시간을 말한다. 이 규칙이 우리에게 주는 엄격한 의미는 골퍼라면 절대로 고의적이거나 부당하게 시간을 끌지 않는 높은 수준의 신사도를 갖춘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한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코스에서 이렇듯 높은 수준의 신사적 행동을 하는 골퍼일까.

/김한승대표(솔모로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