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정과부 화상>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톰 크루즈가 장갑을 낀 손으로 허공에서 각종 자료를 끌어오고 내보내며 끊임없이 범인의 정보를 탐색하는 장면이 나온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영화속 상상을 가능케 할 ‘투명박막트랜지스터’(TTFT) 신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전기전자공학과 박재우(44)·유승협 교수(36)팀은 삼성전자 LCD총괄, (주)테크노세미캠과 공동으로 산화티타늄(TiO2)을 이용한 TTFT 원천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그동안 개발된 TTFT는 산화아연(ZnO) 계열 기술로 만들었다. 현재 미국, 일본 등지에서 30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산화아연 계열은 인듐(In)이나 갈륨(Ga)같은 희소성 금속을 사용해 제조비용이 비싼 데다 재현성, 신뢰성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구상에 풍부한 금속자원인 티타늄을 이용했다. 또 기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검증받은 화학기상증착(CVD) 기법을 적용해 낮은 온도(250도)에서 산화티타늄 박막 형성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트랜지스터의 대형화는 물론 저가 유리기판과 휘어지는 기판 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박 교수는 “앞으로 2∼3년 후 신뢰성이 검증되고 대형 CVD장비에서의 양산 기술이 확보되면 국내 업계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라며 “특히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외국기업에 대한 로열티 지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술 독립을 선언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디스플레이산업을 선도하는 종주국의 면모를 이어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기술은 국내 특허가 출원됐으며 지난 7월 미국 ‘전자소자’(IEEE Electron Device Letters) 등에도 소개된 바 있다./economist@fnnews.com이재원기자
<용어설명>
■투명박막 트랜지스터(TTFT)=‘투명 디스플레이(display)’, ‘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AMOLED)’ 등의 구동회로로 사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유기물에 전기를 가하면 빛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한 화면장치로 자연색에 가까운 색깔을 구현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어 차세대 화면장치로 각광 받고 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