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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샹, 남자 110m 허들 기권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육상 스타로 꼽히는 류샹이 기권을 선언해 중국이 충격에 빠졌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육상 110m 허들에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중국의 영웅 류샹(25)이 아킬레스건 부상 악화로 대회를 기권했다. 류샹은 18일 오전 베이징 궈자티위창에서 벌어진 예선에서 6조 2번 레인에 나와 스타트 블럭에서 뛸 준비를 마쳤으나 5번 레인의 마르셀 반 데르 베스텐(네덜란드)이 부정 출발을 해 한 차례 출발이 지연된 뒤 경기 포기 의사를 밝혔다. 당장 CCTV 등 5개 채널에서 관련 소식을 속보로 타전하기 시작했다. 펑슈용 중국 육상대표팀 총감독과 류샹의 개인 코치인 순하이펑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류샹이 기권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둘은 “매우 유감스럽게 느낀다”, “너무 너무 안타깝다”면서 중국 국민은 물론 대표팀 전체가 류샹에게 걸었던 기대가 상상 이상이었음을 암시했다. 펑슈용 감독은 “류샹이 경기를 포기한 건 다리 근육통 때문이 아니라 오른쪽 발목 부상 탓”이라고 말한 뒤 “발뒤꿈치인지 아킬레스 건 쪽인지 보다 면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류샹이 올해 잔여 대회는 물론 내년도 대회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2회 연속 우승을 해야한다는 엄청난 부담 탓에 류샹이 레이스를 포기했다는 견해에 대해 중국 대표팀 수뇌부는 강하게 부인했다. 순하이펑 코치는 “류샹이 어떤 선수도 감당하지 못할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지만 그는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로 그것 때문에 기권할 선수는 아니다”며 류샹을 두둔했다. 펑슈용 감독도 “국민의 엄청난 기대를 잘 알고 있던 류샹 본인이 가장 아쉬워하고 있다. 그는 아테네올림픽 이후 4년간 그 부담을 용케 견뎌냈다”며 부상에 의한 기권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나이키, 비자카드 등 올림픽 관련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다국적 대기업은 하나 같이 중국민의 큰 사랑을 받는 류샹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지난해 류샹이 각종 광고 출연, 후원 계약 등으로 2천400만달러를 벌어 들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시아선수로 단거리 종목에서 큰 이정표를 세운 그는 중국민의 큰 자랑이었다./hit8129@fnnews.com노현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