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8·21 부동산 대책의 수혜지역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신도시 확대 개발이 확정된 인천 검단 및 경기 오산세교 신도시 예정지의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이날 정부대책 발표 후 규제완화 기대감에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를 높인 곳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다만 추가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신도시 확대개발 계획이 발표된 두 곳 중 검단신도시 일대는 오래 전부터 확대개발 소문이 나돌면서 이미 기대감이 반영된 상황에서 지금은 잠잠한 상태다. 반면 오산세교신도시 주변은 토지소유자 등을 중심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규제완화 미흡”…추가규제 완화 기대감은 높아
서울 송파 잠실주공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전과 큰 변화가 없고 문의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잠실주공 5단지 인근 한경공인 관계자는 “규제완화 발표 전 매매가가 2000만원 정도 올려서 나왔지만 매수세가 없어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의 김우기 조합장은 “이번 규제완화 발표는 잠실 주공5단지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면서 “앞으로 종합부동산세의 선별적 조정, 소형 주택 의무건설 의무비율 규제 완화로 이어지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반겼다. 강남구 개포 주공 4단지 장덕환 조합장은 “2종 일반지역의 층고 제한이 ‘평균 18층’ 이상으로 풀려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장 조합장은 “그러나 소형 및 임대주택 의무건설 규제가 풀리지 않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재건축단지 주변 현지 중개업소관계자들은 “이번 대책이 당장 시장을 활성화시키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가 폐지돼 일부 거래에 숨통을 틔우겠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대출규제로 당장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임대 및 소형 주택 의무비율 축소, 대출규제 완화, 세제개편이 뒤따르지 않는 한 거래부진 상황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서울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있는 재건축단지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만 171곳 11만9000가구로 파악됐다.
하지만 건설업체는 자금난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건축 후분양제가 폐지돼 선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조기에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후분양제 폐지로 관리처분 등을 전후로 하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압구정동 한양 7차, 대치동 청실 1·2차, 송파구 송파동 반도아파트 등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잠잠 vs 오산세교 꿈틀
“전혀 움직임이 없어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서 중개업자끼리 모여서 의외라고 하고 있습니다.” 21일 인천 검단지구 왕길동 대주피오레 e-편한세상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 추가 지정 호재에도 불구하고 매물회수나 호가 상승 등의 반응이 없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뱅크 공인 관계자는 “2006년 신도시 발표 때만 하더라도 발표 전부터 서울사람들이 돈을 가지고 움직였는데 지금은 너무 조용하다”고 말했다. 검단지역은 2006년 10월 신도시 후보지로 발표된 직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존 아파트 값이 며칠 만에 수천만원씩 뛰기도 했다. 장승백이 검단사거리점 안지선 실장도 “발표나기 전 20일 문의전화만 몇 통 왔을 뿐 매물을 회수하려는 집주인들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미 신도시 추가 확대 발표소문이 돌면서 79·92㎡ 소형만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 93㎡의 경우 2억2500만∼2억6500만원선, 79㎡는 1억9000∼2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에 비해 경기 오산신도시 예정지 일대는 이날 부동산 중개업소에 문의가 빗발쳤다. 오산 가수동 늘푸른 오스카빌아파트 인근 부동산114공인 홍미숙 사장은 “아침부터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어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오산시 벌음동과 서동, 가장동 지역이 새로운 신도시 개발지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돌면서 토지 보유자들의 전화도 폭주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오산시 세교동은 농지의 공시지가가 이미 150만원선이어서 대부분의 지주들은 매매보다는 토지보상을 더 선호하고 있어 매물은 벌써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오산 궐동 우남공인 서기열 사장은 “그동안 거래도 없고 잠잠했는데 큰 움직임은 없지만 아파트 매수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신도시 추가지정으로 주변 아파트 미분양 등 분양 아파트에 거래 활기가 기대돼 무척 바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